아파트 분양가가 고무줄이란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오죽하면 아파트 분양 원가는 건설사 사장만이 안다고 할까. 공공택지 지구 내에서 최근 5년간 아파트를 공급한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땅값보다 최대 10배나 더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건설업체들이 땅값 상승을 빌미로 폭리를 취한 것이다.
건설사들의 폭리를 폭로한 것은 한국토지공사(토공) 산하 국토도시연구원이다. 국토도시연구원은 2000년 이후 전국 17개 택지개발지구의 평균 택지비가 아파트 분양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수도권은 29%, 지방은 15%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땅값이 비싸 분양가를 높일 수밖에 없었다는 건설업체들의 주장이 허구임이 드러난 셈이다.
토공의 택지비 전격 공개는 '땅 장사'를 한다는 비판을 모면하기 위한 것으로 짐작된다. 건설사들이 분양가 인상 이유로 비싼 택지비 핑계를 댔기 때문이다. 택지비 공개에 대한 건설사들의 변명은 군색하다. 아파트 내장재와 마감재의 고급 제품 사용과 인건비 상승 등을 감안하지 않은 분석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원가 연동제가 적용된 판교의 경우 택지비가 분양가의 53%를 차지할 정도로 건축비 상승률이 대폭 줄었다는 사실에서 건설사들의 변명은 설득력이 없다.
이처럼 원가 연동제가 분양가 인상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면 원가 연동제 확대와 함께 분양 원가 공개를 공공택지뿐 아니라 민간택지에도 적용해야 한다. 시장주의자들은 민간 공급 아파트의 분양 원가 공개는 시장 원리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좁은 땅에서 많은 사람이 모여 사는 나라에서 공공택지든, 민간택지든 땅은 공공재다. 아파트값 거품을 제거하고 서민 주거 안정을 도모한다면서 분양 원가 공개를 미룰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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