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대륙 아프리카의 장관 뒤로 우울한 일상이 펼쳐지고 있는 이중성이 스크린을 지배한다. 자본 축적을 위해 국경을 넘나드는 초국적 기업의 무자비함, 영화는 서구 시장이 대박 제품을 만드는데에 만 관심을 두는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성격의 인권운동가 테사와 정원 가꾸기가 취미인 조용하고 온화한 성품의 외교관 저스틴은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진다. 테사는 케냐 주재 영국 대사관으로 발령받은 저스틴과 함께하기 위해 결혼하고 둘은 태어날 아이를 기다리며 평온한 시간을 보낸다.
어느 날 UN 관계자를 만나기 위해 북부 케냐를 찾은 테사가 싸늘한 시체가 돼 돌아온다. 사인은 케냐의 외딴 여행지에서 강도에게 피살됐다는 것. 저스틴은 믿기지 않는 비극 앞에서 아내에 대한 추억을 하나씩 떠올리며 석연치 않은 죽음의 진상으로 접근해 간다. 저스틴은 거기에서 수백만 민간인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자행한 거대 제약회사를 맞닥뜨리게 된다.
영화는 신약개발을 위해 아프리카인을 실험대상으로 삼고 검증되지 않은 약품을 비싸게 팔아 부를 축적하는 다국적 제약회사의 음모와 횡포에 메스를 들이댄다.
'콘스탄트 가드너'는 음모를 파헤치는 정치 스릴러 장르를 띠며 '인권' 문제를 다룬다. 그러나 여기에 끈끈한 부부애, 한 남자의 투쟁과 순애보를 더하면서 주제가 던지는 무게를 부드럽게 완화시켰다.
제목 '충직한 정원사'는 아내에게 쏟는 남편의 애정을 정원 가꾸기에 비유한 표현이다. 저스틴에게 아내의 죽음은 가꿀 정원이 사라졌다는 것.
영화는 원색으로 가득한 케냐의 빈민촌과 광활한 야생 그대로의 아프리카의 자연을 스크린에 담았다.
전세계적으로 무려 50개 이상의 영화상을 석권하며 2004년을 대표하는 문제작이자 화제작이 됐던 '시티 오브 갓'을 연출한 메이렐레스 감독이 사랑과 인권이란 두 주제를 빼어나게 융합해 냈다.
아내 테사 역의 레이첼 와이즈는 저스틴의 머릿속을 내내 지배하며 이 영화로 올해 골든글러브. 할리우드배우조합, 그리고 아카데미가 수여하는 여우조연상을 휩쓸었다.
129분. 4일 개봉. 15세 관람가.
최두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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