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 해군 6전단 '울릉 응급환자 수호신'

5년간 70여차례 지원

지난 3일 오후 10시 20분. 포항 해군 6전단 비상대기실에 위급한 상황을 알리는 요란한 경보음이 울렸다.비상대기 중이던 조종사들은 울릉도에 사는 90대 할머니가 갑자기 호흡곤란 증세로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UH-60 헬기를 몰고 까만 밤 바다를 가로질러 울릉도로 향했다.

환자는 울릉읍에 사는 심분녀(90) 할머니. 평소 건강하던 심 할머니는 이날 오후 갑자기 호흡곤란 증세로 울릉의료원에 입원했으나 검사결과 폐렴과 패혈증으로 위독한 상태였다. 그러나 마지막 배는 이미 출발했고 심 할머니의 폐에 물이 차있어 악화될 경우 밤을 넘기기가 어렵다고 판단한 울릉의료원 측이 해군에 도움을 요청했고, 신고를 접수한 6전단은 24시간 대기중인 헬기를 동원해 1시간을 날아 어둠속에서 심 할머니를 포항 선린병원으로 무사히 이송했다.

이같이 6전단은 울릉도 주민들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수호신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01년 4월 첫 야간 응급환자 후송 지원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울릉도 주민 야간 이송은 총 50차례, 주간을 포함하면 68차례에 이른다.

울릉도 주민들은 "하루 한 번 왕복하는 배편이 끊기고 갑자기 위급환자가 발생할 때 해군헬기 이송지원이 없으면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며 "울릉주민들이 생명을 지키는 소중한 수호신"이라고 칭찬한다.

조종사 공경대(34) 소령과 김상민(28) 대위는 "캄캄한 어둠 속에서 바다 위를 비행한다는 것이 어렵고 힘들지만 국민의 생명을 지킨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이송된 환자들이 건강을 찾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포항·최윤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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