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선거 코앞 여당 집안싸움 꼴사납다

5'31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열린우리당 내부에서 와장창 소리가 나고 있다. 선거 후에나 나옴직한 패배 책임론과 정계 개편론이 앞당겨 터지면서다. 어제는 경남지사 후보로 나선 김두관 최고위원이 정동영 의장에게 탈당까지 요구했다. 정 의장의 '민주개혁세력 대연합 추진'을 문제삼았다. 하루 전 이강철 대통령 정무특보가 '정계 개편이나 합당 등은 정치적 꼼수'라며 정 의장을 비난한 데 이은 공격이다. 바닥을 기는 지지율 속에 자기들끼리 치고 받는 모습이 한심하고 혼란스럽다.

사실 정 의장이 매달리는 민주당과의 통합 문제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2년 반 전 부패지역 정당이라고 낙인 찍어 깬 민주당과 이제 와서 다시 합치겠다는 태도가 옹색해 보인다. 정권을 만들어준 정당을 발로 차며 내세운 지역구도 극복이란 창당 명분은 그럼 어떻게 되는 건가. 그때 100년 가는 정당을 만들었다고 요란 떨지 않았던가.

지금 열린우리당이 고전하는 건 정치노선과 정체성에서 국민에게 믿음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개혁과 실용 사이를 오락가락하며 일관성을 잃어서다. 그게 무능과 혼란으로 비쳐져 전통적 지지층마저 등 돌리게 했다. 그런 과오는 접어두고 다음 대권 전략 차원에서, 또 특정 세력의 유'불리 셈법에 따라 정계 개편을 구상하는 것은 국민에게도 명분이 서지 않는 노릇이다. 그런데도 지방선거 이후 정계 개편을 불가피한 정치 일정처럼 밀고 나가는 건 이합집산을 밥 먹듯이 한 구태 정치의 복사판 아닌가.

한 정당이 선거 앞에서 자중지란을 벌이든 적전분열을 하든 그들의 집안 문제라고 관심을 두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라와 국민을 편안하게 해야 할 책임이 누구보다 큰 집권여당이 당내 세력 싸움에 빠져 밤낮 시끄럽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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