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찌는 여름이 다가왔다. 이 맘 때면 한번쯤 떠오르는 것이 시원한 냉국수나 냉면. 누구나 인정하는 우리나라 여름 별미다. 하지만 매년 먹는 이런 음식을 잠시 접어두고 세계로 눈을 돌려보면 어떨까. 굳이 외국을 가지 않더라도 대구에서 세계의 다양한 여름 음식을 느낄 수 있다.
◆치킨 카레(chicken curry)
노란 빛깔의 밥알이 입맛을 당기는 카레는 보통 인도하면 떠올리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카레는 매우면서도 이상야릇한 감칠맛을 내는 유혹이 있다. 그 비밀은 인도의 다양한 향신료. 각종 향신료를 통해 맛깔스런 빛깔과 향을 내는 것이 인도 요리의 특징이다. 그 가운데에서도 여름철에 추천할 만한 음식으로 '치킨 카레'를 들 수 있다. 이 음식의 참 맛은 대구시 중구 동성로3가 '인도가는 길'에서 경험해 볼 수 있다. 이곳 치킨 카레는 터메릭, 칠리, 코리엔더 등 20여 가지의 향신료와 삶은 닭고기가 들어있는 소스를 밥에 부어 먹는 재미가 있다. 몸 안의 열을 발산시키고 다이어트에 좋은 카레와 보양식으로 사랑받는 닭고기의 절묘한 조화라 할까. 더불어 난(Nan.밀가루로 만든 둥글고 평평하게 생긴 빵)을 곁들이면 더 없는 여름철 별미가 된다.
◆월남쌈
더운 날씨에 입맛이 없을 때 자주 먹는 쌈밥은 베트남 음식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일명 '월남쌈'으로 불리는 이것은 대구시 수성구 지산동 '신짜오(Xin Chao)'에서 만나볼 수 있다. 신선한 과일과 오이, 상추, 피망 등의 야채는 물론 그릴에 구운 돼지고기와 햄 등 30여 가지의 풍성한 재료들이 나온다. 월남쌈에서 눈에 띄는 것은 쌀피. 베트남 쌀로 만든 피로 딱딱하게 나오지만 뜨거운 물에 넣는 순간 쫀득쫀득해진다. 쌀피는 우리나라와 같은 찰진 쌀로는 만들기가 어려워 베트남에서 직수입한다. 뜨거운 물에 적신 쌀피에 각양각색의 재료를 넣어 만 다음 새콤매콤한 젓갈류인 피시 소스나 새콤달콤한 해선장인 호이신 소스에 찍어 먹으면 여름철 입맛 돋우는 데는 제격이다. 여러 재료를 한꺼번에 먹기 때문에 다양한 맛의 앙상블을 경험할 수 있다. 보통 애피타이저로 나오지만 의외로 푸짐해 달리 음식을 시키지 않아도 든든하다.
◆빠에야(Paella)
정열적인 나라 스페인의 대표적인 음식이기도 한 '빠에야'는 닭고기 육수로 밥을 짓는 데다 토마토 소스가 들어가기 때문에 여름철 보양식으로 좋다. 빠에야는 스페인어로 '팬'을 가리키는 말로 예부터 짚시들이 팬을 가지고 다니면서 각 지역에서 나는 해산물이나 육류 등을 구해 볶아먹은 데서 유래했다. 대구시 남구 대명9동 스페인요리전문점인 '에스파냐'에서 내놓는 빠에야는 발렌시아식 빠에야. 얼핏 보기는 철판해물볶음밥처럼 보이지만 '샤프란'이란 향료가 들어가 오묘한 맛을 낸다. 새우나 조개 등 해산물이 밥 위에 그대로 드러나 더욱 맛깔스럽다. 빠에야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은 밥 밑에 깔려 있는 '소카라타(누룽지)'. 바싹바싹한데다 양념이 스며들어 있어 또 다른 별미다. 스페인 음식에 빠지지 않은 칵테일인 '상그리아'와 함께 하면 더욱 좋다.
◆브루스케따(bruschetta)
이탈리아는 패션 뿐 아니라 요리로도 유명하다. 특히 이탈리아 음식에는 국기(國旗)에 나타나는 흰색, 초록색, 빨간색 등 삼색이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 만큼 눈으로 즐기는 음식을 선호한다. 대구시 서구 내당 1동 이탈리아요리전문점 '더 진스(The Jin's)'에서 선보인 '브루스케따'은 색다른 맛을 내는 이탈리아 음식이다. '치아바따'라 불리는 이탈리아 전통 빵 위에 토마토소스를 놓은 음식으로 만들기 간편해 현지에서는 식사대용이나 애피타이저로 애용된다. 빵은 펜에 살짝 구워 따뜻한데 반해 그 위에 놓인 토마토소스는 차가워서 입 안에서 절묘한 맛의 배합을 나타낸다. 여름철 입맛 없을 때 속을 채울 만한 음식으로 '강추'다. 토마토소스는 토마토와 마늘, 바질(이태리 향료) 등 3가지가 혼합되어 있다. 브루스케따는 개인 취향에 따라 토마토 뿐 아니라 양파, 샐러드 등 다양한 소스를 얹어 먹을 수 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사진·정재호편집위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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