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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8천원짜리 핸드백을 1천350만원에 팔았다

뉴질랜드에서는 단돈 1만8천 원짜리 여성용 핸드백이 1천350만원에 팔렸다.

3일 뉴질랜드 온라인 경매 사이트 '트레이드미'에서 거래된 이 핸드백은 뉴질랜드 국가대표 럭비팀 '올 블랙'의 주장을 맡았던 타나 우망아가 지난달 27일밤 크라이스트처치의 한 술집에서 동료 럭비 선수를 때리는 데 사용했던 것으로 경매에 나오자마자 많은 팬들의 치열한 경합 끝에 2만2천750 뉴질랜드 달러를 부른 한 여성 입찰자에게 낙찰됐다.

이 핸드백은 원래 30달러짜리 '록시' 상표로 그 안에 들어 있다 망가진 노키아 핸드폰과 함께 팔렸다.

이 핸드백의 주인인 회사원 니콜 데이비스(22)는 자신의 핸드백이 2만 달러가 넘는 엄청난 가격에 낙찰됐다는 소식을 듣고 도무지 믿을 수가 없다며 잘 하면 600달러 정도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데이비스는 "아직 그 돈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조차 해보지 못했다"면서 "로또에 당첨된 것만큼이나 운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친구에게 선물로 주려고 샀다는 낙찰자 수 랑메이드는 돈이 톡톡히 들어가게 생겼다고 걱정을 하면서도 흔치 않은 물건을 손에 넣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 핸드백은 온라인 경매에 나오자마자 무려 194명이나 되는 입찰자들이 뛰어들어 치열한 경합을 벌였고 호주와 미국, 영국 등지에서까지 많은 관심을 보이며 총 1백만 회 이상의 조회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핸드백 하나로 일거에 거금을 손에 쥐게 된 데이비스는 27일 밤 친구들과 함께 크라이스트처치에 있는 '졸리 포처'라는 술집에 들어갔다 이날 있었던 한 럭비리그 결승에서 패한 웰링턴 허리케인 선수들과 조우했을 때까지만 해도 그 같은 행운을 안게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다.

이날 패배로 기분이 좋지 않았던 허리케인의 크리스 마소에가 술을 마시다 사소한 시비로 데이비스의 일행들 가운데 한 명에게 주먹을 날리는 사건이 벌어졌을 때는 잘못 걸렸구나하는 생각까지도 했다.

그러나 허리케인의 맏형격인 우망아가 자리에서 일어나 마소에를 뜯어 말리면서 옆에 놓여 있던 데이비스의 핸드백을 덥석 집어 들어 마소에의 머리통을 향해 휘두른 것은 놀라운 반전이었고 데이비스로서는 예기치 않았던 행운의 시작이었다.

결국 마소에는 우망아의 강타와 질책에 눈물까지 흘렸고 술집은 다시 평화를 찾았다.

데이비스는 핸드백안에 들었던 자신의 핸드폰이 우망아의 완력 앞에 볼품없이 망가져버린 사실을 확인했지만 다시 찾아온 술집안의 평화에 만족하면서 묵묵히 참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데이비스는 이튿날 신문에 자신의 핸드백 사진과 함께 사건이 크게 보도되자 재빨리 기지에 넘치는 상술을 발휘했다.

유명세를 타고 있는 자신의 핸드백에 얼른 '타나 우망아의 핸드백'이라는 꼬리표를 붙인 뒤 경매 사이트에 내놓아 결국 구입가의 750배나 되는 거액으로 팔아넘기는 데 성공했던 것이다.

데이비스의 일행에게 주먹을 날렸던 마소에는 3천 달러의 벌금을 냈다고 뉴질랜드 신문들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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