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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함께-김의숙 작 '통증치료실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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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치료실의 하루

김의숙

모로 걸어 들어오는 이순을 훌쩍 넘긴 인생

벽을 마주하고 새우등 내밀면

부스스 떨어지는 미련 같은 살점들

0.1mm의 작은 바늘침이

그의 인생에다 일침을 놓는다

순간, 맥없이 쓰러지는 둔탁한 통증

칠십 평생 아픔이 다리로 몰리고

어느새 6.25 군대 얘기에 취한 눈빛은

초로의 머리카락조차 젊음으로

되돌려 놓고

자식 농사 짓다보니 요 모양으로

되었다고, 다 필요 없다고,

허망한 틀니 사이 투정 부리듯

웃어 보지만 평생 아파 온

허리가 단박에 그렇게 낫겠냐고

아픔도 살아온 날인데

살살 달래가며 친구처럼

그렇게 살다가 같이 가자고

허공 속에 하소연 해 본다.

이 나라의 70대는 젊은 날, 6.25를 온몸으로 겪었다. 그들은 청춘을 전장에서 보냈다. 이제 6.25는 역사가 되었지만 그들의 상처는 현실이다. 전장에서 입은 상처로 '칠십 평생 아픔은 다리로 몰'려 '모로 걸'을 수밖에 없다. 그 통증을 견디기 위해 '0.1mm의 작은 바늘침'으로 진통제를 일상적으로 맞아야 한다. 그들에게도 신나는 추억은 있다. 바로 6.25다. 그들은 '어느 새 6.25군대 얘기에 취한 눈빛'이 된다. 6.25는 그들에게 상처며 동시에 극적인 추억이다. 청춘을 죽음으로 불사른 현장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지나간 청춘을 대신해 줄 그 무엇도 없다는 것이 아픈 하루다.

구석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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