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여름이다. 거기에다 월드컵이라는 활화산같은 열기가 더해 그야말로 대지는 용광로로 변할 것 같다. 벌써부터 저마다 월드컵 시청계획이나 거리응원계획을 세우느라 잔뜩 들떠있다. 6월의 함성이 귓전에 벌써 맴돈다.
그러한 반면 무대예술인들에게는 걱정이 태산이다. 월드컵분위기로 관객이 줄어들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가 가뜩이나 무거운 어깨를 짓누른다. 지방선거다 뭐다해서 공연일정을 미루어 두었다가 선거가 끝나면서 봇물 터지듯 공연들이 이뤄지고 있는데 설상가상으로 월드컵이라는 악재(?)를 만났으니 그 시름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또 공연을 미루었다가는 공연장을 구하기도 어렵고, 하반기 공연계획도 엉망이 되어 버릴 것이다. 안타깝다.
일례로 지난 2002년 월드컵 때 모 극단의 공연같은 경우는 1천800여 석의 대극장에 관객은 고작 10여명이 왔다는 이야기도 있다. 더군다나 한국팀의 경기 때였으니 말할 나위도 없겠지만.... 그 참담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음이다.
그나마 다소의 위안은 있다. 이번 월드컵경기가 주로 새벽시간대에 이루어지니 그렇게 많은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못하지 않을까하는 마음이다. 제발 그렇게 되었으면 좋으련만···.
수많은 업체에서 월드컵 특수니 해서 엄청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 무대예술 또한 그러지 말라는 법이 없다. 무대예술도 이번 기회에 월드컵 특수를 누려보자.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극단들이 관객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를 만들어야 겠다. 특히 대한민국의 경기가 있는 날에는 심야공연을 하면서 공연 후 대형스크린을 걸어 응원장으로 만든다든가 해서 관객과 배우가 함께 응원하면서 어울릴 수 있다면 자연스레 친밀감도 가져올 수 있을터다. 극단에서 혹은 극장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끄집어내야 할 때다. 그렇지 않으면 각 극단들은 또 다시 월드컵 기간이 죽을 쑤는 기간이 되어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관객 여러분! 이번 월드컵을 어차피 혼자 시청 혹은 응원하지 않을 거라면 친구, 동호회, 각종 단체들끼리 늦은 시간까지 술집에서 시간을 보내지 말고 극장을 찾아 찾아 단체 관람을 하며 공연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이어 그 열기를 응원전으로 몰고 가면 어떠할런지요!
그래서 연극공연도 월드컵 특수를 누릴 수 있다면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요!
성석배 극단 처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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