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드보카트 향후 거취 어디로 가나?

러시아 제니트행 유력…재계약 가능성 희박한듯

딕 아드보카트(59)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독일월드컵 본선 이후 진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해 10월 부임한 아드보카트 감독과 대한축구협회의 재계약 협상 시한 만료일이 오는 15일(이하 한국시간)이기 때문이다. 그 전까지는 재계약을 하든, 월드컵을 끝으로 결별하든 양자간에 선택을 해야만 한다.

그러나 이 문제는 아직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현 시점에서 한국 축구의 가장 중요한 과제인 토고와 본선 첫 경기가 불과 닷새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8일 아드보카트호 훈련장인 독일 레버쿠젠 '바이 아레나' 구장을 찾은 월드컵 선수단장인 이회택 대한축구협회 부회장도 이 문제에 대해 극도로 말을 꺼렸다.

그는 아드보카트 감독의 거취에 대해 "일단 토고전부터 지켜보고 나서 얘기하자"며 답을 피했다.

축구협회가 고민을 하는 대목은 아드보카트 감독의 향후 진로가 이미 정해졌다 하더라도 우리 정서상 그 사실을 내놓고 드러내기 힘들다는데 있다.

중요한 전투를 앞둔 장수가 이미 다음 보직을 '다른 곳'에다 정해놓고 전쟁터에 나서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아드보카트 감독 본인도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월드컵 이후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보도에 대해 "루머일 뿐"이라며 극구 부인하고 있다.

이미 여러 차례 외신 보도를 통해 아드보카트 감독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연고를 둔 러시아 프로축구 1부리그팀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와 계약했다는 관측이 유력하게 나오고 있다.

월드컵이 끝나는 7월부터 연봉 200만달러(19억원)라는 좋은 조건에 향후 2년 간 지휘봉을 잡기로 했고 계약서에 사인까지 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정황과 축구협회 측의 반응을 종합해볼 때 아드보카트 감독이 월드컵 이후에도 한국축구와 계속 인연을 맺을 가능성은 이번 독일월드컵 본선 성적과 상관없이 극히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국축구로서는 당장 차기 성인대표팀 감독을 누구로 낙점할 지에 대해 물밑 준비 작업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종가' 잉글랜드는 지난 달 이미 월드컵 이후 사임을 선언한 스웨덴 출신의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의 후임으로 프리미어리그 미들즈버러의 스티브 맥클래런 감독을 선임해놓은 상태다.

한국 축구는 월드컵이 끝나면 오는 12월 열리는 도하 아시안게임 체제로 전환해 23세 이하팀을 맡을 사령탑을 구하고 그 이후에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총력을 투입하게 된다.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볼 때 차기 성인 대표팀 사령탑에 대한 논의가 시작돼야 할 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월드컵 이후 세계적인 명장들이 각국 대표팀과 유럽의 명문 프로팀으로 급박하게 이동하는 상황에 대비해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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