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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삶의 상상력"…소설가 김주영 대구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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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은 청송군 진보면 월전리입니다. 밭농사로 연명을 하던 척박한 고장이었지요."

8일 오후 2시 수성문화원(원장 류형우) 초청으로 대구에 와 대구은행 본점 강당에서 독자들과 만난 소설가 김주영(67)씨는 고향과 어린시절부터 떠올렸다.

작가는 고향마을 어느집 문간방에서 낯모르는 머슴이 풀어놓던 옛 이야기에 그렇게 귀가 솔깃했다고 한다. "언문도 모르는 그 일꾼의 이야기에는 모파상의 '진주목걸이'처럼 반전 있었어요."

작가는 그것은 바로 순수한 눈과 때묻지 않은 가슴으로 본 세상이었기 때문에 감동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고향과 문학의 상관관계는 그런 것이다. 국내외 유명작가들의 작품에 서정적이고 감각적인 고향 묘사가 많은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어린시절의 그 지독한 가난, 작가는 몽매에도 비켜가기를 소망했던 그 가난의 무늬들이 부지불식간에 반평생 소설쓰기의 근원적인 근력과 소양을 제동했을지도 모를 일이라고 했다.

"고희를 바라보는 지금까지 내 삶의 총체적인 외형이란 비길데 없는 떠돌이었다."는 작가의 말도 결국 가난이 원초적인 동력이었음을 입증한다. 작가는 "소설이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재간이요, 창의력을 발현할 수 있는 상상력"이라고 했다.

스스로를 열어야 사물의 본모습을 볼 수 있고, 긍정적인 삶 속에 열정과 상상력이 우러나온다는 것이다.

'객주'와 같은 대작을 쓰면서 작품 속에 등장하는 장소를 열 번씩이나 답사하고, 저잣거리의 치밀한 묘사를 위해 토속어와 풍속 자료들을 열정적으로 수집해온 작가의 문학적인 행적을 떠올리는 대목이다.

작가란 그래서 평범한 일상과 일상의 사람들에게서 생의 본질을 읽어내고 역사에 가려진 삶의 지혜를 읽어내는 것인가. 그는 독자들에게 나이가 들수록 삶의 진정성이 담긴 상상력 유지에 애쓰라고 권했다.

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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