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섬유 마케팅이 관건이다

[부활하는 대구섬유] ④

대구 섬유산업이 부활하기 위해서는 마케팅 능력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열한 경쟁이 계속되고 있는 국내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국내외 무역관과 유관기관, 생산거점 등이 삼위일체로 마케팅에 전력을 쏟지 않으면 안되는 환경이기 때문. 실제 지역 섬유기업 대부분이 중국의 저가품 공세와 선진국들의 중·고급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로 틈새 시장 개척을 원하고 있는 만큼 대구시는 이들 중소기업들을 시장수요에 지속적으로 노출시켜 기술·시장·감성 경쟁력을 높여 지속가능한 생존력을 강화시킬 방침이다.

▶해외시장 개척

대구시는 지역 섬유산업의 해외 판로 개척을 위해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를 중심으로 국내외 각종 기관들을 총망라한 '섬유벨트 로드맵'을 만들어 전략적 네트워킹을 구축하는 '텍스타일 마케팅 네트워크 사업'을 추진한다. 밀라노프로젝트 사업 1단계인 하드웨어 구축에 이어 2단계 사업 진행으로 연구개발 성과물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내수 시장은 물론 섬유대기업, 종합상사 붕괴 등으로 해외 수출시장도 막혀 시장 개척이 무엇보다 절실하기 때문이다.

KOTRA 해외무역관 인프라와 섬유전문기관들의 노하우를 결합하는 텍스타일 마케팅네트워크는 파리, 밀라노, LA, 뉴욕, 오사카 등 소비거점 5곳과 터키 이스탄불, 베트남 호치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등 생산거점 15곳, 대구경북·서울 등 국내외 22개 무역관 및 유관기관과의 벨트를 구축하게 된다.

마케팅네트워크 사업에는 대구시와 한국섬유마케팅센터(KTC), KOTRA 등이 내년부터 3년간 약 2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하며 KOTRA 무역관과의 전략적 연계를 통해 선진국 시장 거점을 확보하고 현지 에이전트를 확보, 수출 시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LA, 뉴욕, 파리, 밀라노 등 20개 KOTRA 해외무역관과 KTC의 전문화된 섬유소재 프로모션 시스템을 결합해 상설 쇼룸을 설치, 수주를 극대화하고 '프리뷰 인 뉴욕' 및 'LA 텍스타일 쇼' 등 한국 섬유직물소재 출품 전시회를 공동 개최해 국내 상품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국내 판매거점과 어패럴밸리

지역 섬유제품의 국내 판매거점 확보를 위해 오는 8월 서울 동대문시장 인근에 대구텍스타일마케팅센터(DMC)가 문을 연다. DMC는 '가격은 동대문시장, 쇼핑 환경은 백화점'이라는 컨셉으로 세계적 명품 브랜드와 유명 디자이너의 옷을 판매하는 테마관, 뉴욕 뒷골목에서나 살 수 있는 스포츠웨어 테마관 등 매장마다 특색있는 인테리어로 꾸밀 예정이다.

대구시와 한국섬유마케팅센터 등은 DMC에 지역업체 제품을 전시해 서울업체와 동대문지역 상인들로 하여금 공장 직거래를 유도하고, 국내외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도 펼친다. 실제 동대문시장의 경우 원단시장만 3천700여 개, 의류시장을 포함하면 2만 7천700여 개 업체가 집적된 국내 최대 의류시장으로 연간 매출규모만도 10조 원으로 추정돼 이 마케팅센터가 지역업체들의 내수시장 진출 지원, 직거래 추진, 소재개발 정보 지원, 전문 전시회 개최, 비즈니스 상담 등 각종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봉무산업단지에 들어설 '어패럴밸리'도 명확한 컨셉으로 추진된다. 대구의 경우 보수적, 폐쇄적, 중장년 등의 이미지가 강한 만큼 새로운 도시 이미지로 변신, 엔터테인먼트 중심의 젊은 공간으로 꾸며진다. 문화축제거리나 대학로 분위기를 연출하고 인라인을 타고 다니게 하는 등 분위기 조성을 통해 젊은이들이 모이게끔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 젊음의 역동성을 살려 도시마케팅을 하는 등 놀이와 문화·생산·유통을 함께 아우르는 대구의 상징으로 만들 방침이다.

안국중 대구시 섬유패션과장은 "지역 업체들의 경우 수출 위주의 임가공 생산체제여서 내수 시장에 대한 정보와 경험이 부족하고 상품기획의 짧은 싸이클과 다품종 소량생산방식에도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해 텍스타일 마케팅센터를 열었다."며 "패션어패럴밸리도 대구의 장단점을 명확히 짚어 추진하며 지역 섬유업체 데이터베이스 구축 작업은 물론 네트워킹을 통한 시장조사, 제품 및 가격 등 포맷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호준·모현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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