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 신분누출 사건, 이른바 '리크 게이트'는 기소 여부를 놓고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조지 부시 대통령의 심복 칼 로브 정치 고문이 끝내 법망을 피해 불기소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2 년 반에 걸친 수사가 막을 내리게 됐다.
결국 부시 대통령, 딕 체니 부통령까지 조사하며 미국 정계를 떠들썩 하게 한이 사건은 체니 부통령의 비서실장이던 루이스 리비 한사람만 기소한 것으로 끝나용두사미격이 됐다.
물론 리비가 체니 부통령으로 부터 이라크의 농축 우라늄 구입설을 반박했던 조지프 윌슨 전 대사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리기 위해 윌슨 대사의 부인인 밸러리 플레임이 CIA 비밀 요원이라는 사실을 누출하라는 묵시적 지시를 받은 사실,또한 부시대통령은 이라크전 참전과 관련된 기밀 누설을 인가했던 것으로 드러나는 등 정권의도덕성에 큰 흠집이 나기는 했지만 이 모든 행위들이 교묘하게 법망을 피한 것이어서 사법처리 대상은 되지 않았다.
패트릭 피츠제럴드 특별검사는 로브의 변호인인 로버트 러스킨 변호사가 기자들에게 "로브가 기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특별 검사가 공식으로 언질을 주었다"고 밝힌데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으나, 미국 언론들은 로브의 불기소를 이미 기정사실화했다.
로브가 기소를 면한 이유는 단 한가지 "미연방수사국(FBI)에 진실을 말했다"는것.
리비 전 실장이 패트릭 피츠제럴드 특별검사 및 대배심 앞에서 타임, 뉴욕 타임스, NBC의 기자들에게 플레임의 신원에 대해 말해 놓고도 이를 허위 진술하거나 거짓 증언한 이유로 사법방해, 위증 등 혐의로 기소된 것에 비교할 때 로브는 그만큼이번 사건에 잘 대처했다고 볼 수 있다.
사건 초기인 지난 2003년 로브는 스콧 매클렐런 전 백악관 대변인을 통해 자신이 이 사건에 아무런 역할이 없다고 언론에 발표하도록 하고 뒤로는 FBI에 자신이플레임의 신원을 처음 폭로했던 노박과 대화를 나눴던 사실을 실토했던 것이다.
로브는 백악관 대변인을 통해 뻔뻔하게 자신의 무관함을 주장함으로써 언론을오도했으며, 이 덕분에 백악관은 2004년 대선을 앞두고 엄청난 정치적 부담을 모면하면서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이끌게 됐다.
이는 부시 행정부가 미국의 역대 어느 정부 보다 '언론 속이기'에 능하다는 점과 아울러 언론이 백악관과 얼마나 쉽게 '공범' 관계가 되는 지를 드러내는 미국판 ' 관-언 유착' 사례로도 지적될 수 있어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로브는 그간 5차례나 대배심 증언을 했으나 정작 그의 개입 사실이 드러난 것은리비 전 실장이 기소됐던 지난해 10월 부터이다.
리비의 기소장에 비로소 로브가 노박과 플레임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돼있으며, 로브는 나중에 이를 리비에게서 들은 것이라고 진술했다.
로브 불기소 방침이 전해지자 공화 민주 양당은 상반된 반응을 나타내며 서로를공격했다.
켐 멜먼 공화당 의장은 "하워드 딘 민주당 의장 같은 이들이 로브를 유죄라고단정해왔던 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해왔다"고 반긴 반면, 딘 의장은 "만일 대통령이 로브와의 관계 보다도 미국에 더 가치를 뒀더라면 로브는 진작에 해고됐어야 했으며, 그의 불기소는 백악관에는 좋은 소식인지 모르지만 미국에는 안좋은 소식" 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