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게 자신의 이념적 성향이 진보 혹은 보수 중 어디에 해당하느냐고 질문을 하곤 한다. 대체로 이들은 진보에 가깝다고 얘길 한다. 현재의 제도나 상황에 별로 만족하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어지간한 변화가 일어나더라도 별로 잃을 것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어느 사회든 보수와 진보는 존재한다. 우리는 보수를 우파, 진보를 좌파라고 부른다. 우파와 좌파라는 말은 프랑스대혁명 시기 혁명세력이 두 부류로 나누어졌던 때에 나왔다고 알려져 있다. 당시 국회의 의장석에서 보았을 때, 보수온건세력이었던 지롱드파가 우측에, 급진세력이었던 자코뱅파가 좌측에 앉았기 때문에 붙여진 명칭이다.
그런데 보수와 진보는 사회변화를 보는 태도나 변화속도 등에서 차이가 있다. 보수는 현 사회가 가지고 있는 안정성과 전통적 가치, 제도 등을 적절히 지켜나가야 사회가 건전하게 유지되고 발전된다고 한다. 그래서 보수는 기존질서를 크게 바꾸려는 시도에 대해 반대하고, 변화보다는 기존 전통과 제도를 유지?보완하고자 한다.
그 반면에 진보는 기존 전통과 제도가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변화시켜야 사회의 발전을 가져온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진보는 기존 사회가 가진 전통이나 제도 등을 바꾸어 새로운 틀을 만들고자 한다.
한편, 보수와 진보는 역사적·사회적 맥락에 따라 달리 해석되거나 변화하는 상대적 개념이다. 자본주의국가에서는 공산주의자가 진보주의자이지만, 공산국가에서는 자본주의자가 진보주의자가 된다. 또한 한때 진보를 주장했던 사람도 기득권자가 되면 거의가 보수주의자가 된다. 고려 말 당시 귀족의 기득권을 반대한 진보주의자 정도전은 조선건국 후 보수주의자가 되었다. 한때 진보를 표방했던 사람도 시간이 지나면 보수주의자가 될 수 있으며, 그 반대 경우도 가능하다. 따라서 보수와 진보를 경직되게 해석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북한이나 미국을 보는 시각을 기준으로 보수와 진보로 나누기도 한다. 남한의 대규모 북한지원에 대해 비판적이거나 한미동맹을 상당히 중시하는 입장을 가진 사람은 대체로 보수주의자로, 그 반대 시각을 가진 사람은 진보주의자로 보는 경향이 있다.
보수와 진보는 우리 사회의 이념을 대표하고 이끌어가는 두 수레바퀴라 할 수 있다. 우리 사회가 보다 성숙되기 위해서는 이들이 공존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나와 생각이 같지 않으면 적이다"라는 극우와 극좌는 우리 사회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건전한 비판은 일단 인정하는 자세를 가지면 좋겠다.
성장환(대구교대 윤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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