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휴가철 왔는데…" 대구-일본 직항로 없어 '불편'

여행자들 김해공항 통해 탑승해야

일본 도쿄에서 한국어학원 강사로 일하는 이연수(32·여·대구 북구 산격동) 씨는 대구 집에 올 때마다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다. 두 달에 한번 꼴로 대구로 돌아오지만 매번 김해공항을 통해 들어온 뒤 2시간이나 버스를 타고 와야 하기 때문.

이 씨는 "추가로 드는 교통비도 만만치 않은데다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비행시간이 2시간 밖에 되지 않는데 비행기에서 내린 뒤 버스를 2시간이나 더 타야 하다니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항공기를 이용하는 일본여행객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일본 오사카 노선이 사라진 지 벌써 8년이 지났지만 일본을 오가는 직항노선은 여전히 감감 무소식인 탓이다.

한국공항공사 대구지사에 따르면 대구를 오가는 국제노선은 중국(상해·심양·북경·청도·연대·장사)과 필리핀(마닐라), 태국(방콕) 등 8개 노선 68편.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운항편수는 21.3%, 이용객은 6만 7천여 명으로 8.1% 각각 늘어났다.

그러나 당초 올 하반기 유치 계획이던 대구-일본 구마모토 노선은 취항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올 연말 한·일 항공회담이 열리기 전까지는 다른 일본노선의 취항도 불가능해 당분간 일본 직항편을 한 편도 없는 셈.

이에 전문가들은 지역여행사나 대구 국제공항을 거점으로 사용할 항공사를 지원하거나 나고야·키타큐슈·고베공항 등 일본의 지방공항을 노선확충의 교두보로 삼은 뒤 노선개설이 어려운 도쿄나 오사카로 점차 확대하는 전략수립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구시에 공항전담팀을 설치, 대구공항 기반의 저가항공사를 유치하거나 올 연말에 열릴 한·일 항공회담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것.

한국공항공사 박생기 대구공항지사장은 "항공 노선수요는 계단식으로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일본 노선을 유치하려면 일정 부분 수요가 날 때까지 대구시가 재정적 지원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항공사들도 현재 노선수요로는 적자가 불가피, 노선취항이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탑승률이 60% 선을 유지해야 노선을 유지할 수 있지만 현재 수요로는 30% 선에 그쳐 취항이 어렵다는 것.

게다가 대구에 여객기 정비시설이 없어 인천에서 대구로 '페리(Ferry)비행'(손님없이 빈 비행기로 운항하는 것)으로 왔다가 일본으로 떠나야 하기 때문에 적자 폭이 더욱 크다는 설명이다.

대구시도 팔짱만 끼고 있다. 주무부처인 건설교통부에 수시로 정책 결정을 건의하고 있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다는 것. 대구시 관계자는 "그동안 조해녕 대구시장이 중앙부처와 각 항공사에 수 차례 방문하는 등 노선 개설을 부탁했는데도 잘 안됐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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