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월드컵의 또다른 볼거리, '3인3색'의 해설

2002 한일월드컵의 영웅들이 시청률 싸움의 선봉에 섰다. '3인3색'의 해설이 2006독일월드컵의 또 다른 볼거리가 되고 있다. 2002 월드컵 4강 주역에서 지상파 TV 3사의 해설위원으로 변신한 SBS 황선홍(38), KBS 유상철(37), MBC 차두리(26)가 그 주인공들. 셋 모두 태극마크 시절을 포함한 풍부한 현장 경험이 강점이다. 하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차이가 난다. 위치선정이 탁월한 최전방 스트라이커(황선홍), 공수를 오가며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온 '원조 멀티플레이어'(유상철).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바탕으로 상대 외곽을 뒤흔들던 '인간탄환'(차두리) 등 그라운드를 누비던 스타일이 해설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이들 가운데 가장 화제를 모으고 있는 해설가는 '예상을 뒤엎고' 막내 차두리다. 대표 탈락의 '아픔'을 딛고 아버지 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과 함께 중계부스에 앉은 차두리는 신세대답게 다듬어지지 않은 꾸밈없는 화법으로 웃음과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들소처럼 줄기차게 상대 외곽을 돌파하는 공격수답게 에둘러 말하지 않는 직설적 스타일이다. 캐스터가 당황할 만큼 솔직한 화법으로 이미 '차두리 어록'이 생겼다.

토고전 때 한일월드컵 하프 타임 상황을 묻자 "그땐 후보여서 라커룸에 들어가지 못해 잘 모른다."라고 한 것이나 스페인이 우크라이나를 4대 0으로 누르자 "분데스리가 하위권 팀에서 주로 뛰어 대패한 경험이 많다."고 한 것은 유명한 예. 선수 입장에서 상황을 해석하는 것도 재미있다. 19일 프랑스전서 지단이 한국진영으로 쇄도하자 "가만 놔두면 안 되죠."라고 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태극전사들은 물론 독일에서 함께 뛰어본 선수들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꿰뚫고 있는 것도 호감 요인이다. 김성주 캐스터, 차범근 해설위원과 절묘한 궁합을 이루며 스포츠 해설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는 극찬까지 듣고 있다.

차범근-최순호의 뒤를 잇는 한국 축구의 스트라이커로 한 시절을 풍미했던 '황새' 황선홍은 스트라이커 출신답게 프랑스전서는 "가운데 공격이 안 될 땐 오픈 패스를 통해 양옆으로 펼쳐야 한다.", "스피드로 상대 수비를 허물어라." 등을 주문했고, 토고전서는 "전진 패스에 중점을 둬야 한다.", "좀 더 빠른 슈팅이 필요하다." 등 공격에 무게를 두는 해설을 펼쳤다. 토고전서 막판 선수들이 공을 돌리자 적극적인 플레이를 강조해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황선홍은 현 대표팀 선수들에겐 큰 형님과 같은 존재다. 해설도 한 마디 한 마디가 마치 형이 동생들을 독려하듯 정이 묻어난다. 또 '튀는' 해설보단 전문적이고 예리한 설명에 중점을 둔다. 늘 공부하고 연구하는 평소의 자세가 묻어난다는 평이다.

현역 시절 별명인 '팔방미인'답게 '유비' 유상철은 경기 전체를 조망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이용수 해설위원과 호흡을 맞추는 유상철은 공격과 수비, 어느 한 곳에 치우치지 않게 여러 포지션의 입장을 잘 전달한다는 평이다. 19일 프랑스전서 "프랑스의 포백을 흔들기 위해서는 뒷공간으로 침투해야 한다.", "미드필드 압박이 심하기 때문에 논스톱 패스로 한 번에 풀 필요가 있다." 는 등 그라운드 전체를 관통하는 해설을 펼쳐 공감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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