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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영어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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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다가 외국인과 대화를 막힘없이 하는 아이를 보면 부러운 생각이 든다. 우리 아이도 저렇게 영어를 잘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요즘은 영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교육시킬 수 있는 것을 '영어특권' 이라고 한다.

원어민 정도의 영어 듣기와 쓰기, 말하기는 단순히 부모나 아이의 열성만으로 되는게 아니라 그 만큼의 시간과 경제적인 지출을 해야 한다. 특별한 뒷받침이 필요한 것이다. 1년에 5조원 이상의 돈이 외국 유학생들의 학비로 지출된다고 한다.

대구시 본 예산의 두배 가까운 액수이다. 미국에 있는 유학생 중 한국 학생이 가장 많다고 한다. 왜 이렇게 많은 돈을 써가며 영어권에서 공부하려는 것일까. 기러기 아빠에다 기러기 엄마까지 생기는 것일까.

요즘에는 대학 교수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기업에 취직하기 위해서 유학을 간다고도 한다.

이 모든 것이 국가에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니까 부모들이 떠안은채 힘겹게 살고 있는 것이다.

양극화 해소를 부르짖는 높은 어른들을 보면 모 정치가의 아이들은 모두 미국의 유명한 사립고등나 대학에 유학을 보냈고, 모 부처의 장관 아이는 학비만 일년에 수천만 원하는 기숙사가 딸린 외국어특수고등학교에 보내고 있다.

일반 국민들의 아이들은 아직까지 60·70년대의 영어교육 방식에 묶어놓고 자기 자식들만 특수교육을 시키고 있다니 배신감마저 든다. 그러면서 초등학교때부터 영어교육의 기회를 주자고 하면, 자랑스런 국어교육과 민족의 정체성에 문제가 생긴다고 한다.

한 가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앞으로 국어만큼 영어를 잘 못하면 글로벌 시대의 세계시민으로 살아가는데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다. 외국과의 무역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우리의 대외 의존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영어 능력은 무한히 요구되는 것이다.

모든 공문서나 송장들이 영어로 되어 있으니 영어를 모르면 어찌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수가 있을 것인가.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은행들의 불법매각도 따지고 보면 영어를 잘 못하는 관리들이 얼떨결에 도장을 찍어준 결과가 아니겠는가.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이 국어도 잘하기 마련이다. 어릴 적부터 영어를 접하고 사용할 수 있게 하고, 공공기관이나 기업에서 공식적으로 영어를 공용어로 쓰면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몇 배로 늘어날 것이다.

자동차공장을 짓고 반도체공장을 짓고 LCD공장을 짓는 것 못지않게 조기 영어교육과 영어의 공용어 지정은 우리의 국제 경쟁력을 한 차원 더 높여줄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영어능력이 특권으로 인식되는 사회가 아니라 일반적인 사회가 되는 그 날을 기다려본다.

박재우(경북대 성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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