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인류의 앞날을 어둡게 내다보았던 두 사람이 있었는데 '조지 오웰'과 '올더스 헉슬리'였다. 오웰은 그의 소설 '1984'와 '동물 농장'에서 "인류의 문화는 외부적인 강력한 저항에 의하여 무너지게 될 것인데 그것은 바로 공산주의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의 예측은 빗나갔지만, 북한의 김정일 체제가 있는 한 우리들에게는 공산주의가 여전히 커다란 위험임을 간과할 수 없다.
한편 헉슬리는 '용감한 새 세계'에서 "인류에게 다가오는 위험은 외부적인 어떤 저항 단체가 아니라 쾌락을 제공하는 기술문명"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오웰은 사람들이 책을 읽지 못하도록 금지당하는 것을 두려워했다면 헉슬리는 아무도 책을 읽으려고 하지 않는 시대가 올 것을 염려했다. 오웰은 사람들이 문화에 지배될 것을 우려했지만 헉슬리는 쾌락에 몰두하는 시시한 문화를 만들어낼 것을 걱정했던 것이다.
헉슬리의 말이 더 옳은 것 같다. 지금 시대는 쾌락이 지배하는 시대이다. 진정한 행복 대신에 모조품인 향락을 위해 돈을 쓰며 대충 속고 속이며 살아가는 것 같다. 모파상의 '진주 목걸이'는 친구의 목걸이를 빌렸다가 잃어버렸는데 그것이 가짜인줄 모르고 물어준 후에 빚을 갚기 위해 청춘을 다 바치는 이야기인데, 우리 인생이 그렇지 않느냐고 문제를 제기한 작품 같다. 가치 있는 일에 목표를 잡아 정상을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중에 꿈을 이루는 것만이 보람 있는 인생을 사는 것이라 믿는다.
그렇게 볼 때 인생은 등산과 같다는 생각이다. 얼마 전, 김명준 씨는 63세의 고령으로, 마크 잉글리스는 두 다리를 잃었지만 의족을 달고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를 정복하였고, 박영석 대장은 단일팀으로는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 횡단에 성공하였다. 사람은 마음먹으면 무엇이나 할 수 있는 신비한 존재다. 그런데 인생은 에베레스트 산보다도 더 높고 고귀하다. 산책하듯이 대충 살아서는 안 되겠고 의미 없는 일에 시간과 정력을 낭비해서는 곤란하다고 본다. 사명감을 갖고 생명을 각오하는 비장한 심정으로, 언덕길이 아니라 히말라야 봉보다 높은 인생길을 올라감으로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어야겠다.
박두진의 '산맥을 간다'를, 인생의 높은 산을 오르고 있는 모든 독자에게 바친다. '얼룩진 산맥들은 짐승들의 등빠디/ 피를 뿜듯 치달리어 산등성을 가자.// 흐트러진 머리칼은 바람으로 다스리자./ 푸른 빛 이빨로는 아침 해를 물자.// 포효는 절규, 포효로는 불을 뿜어,/ 죽어 잠든 골짝마다 불을 지르자.// 가슴을 살이 와서 꽂힐지라도/ 독을 바른 살이 와서 꽂힐지라도// 가슴에는 자라나는 애기해가 하나/ 나긋나긋 새로 크는 애기해가 한 덩이. //미친 듯 밀려 오는 먼 바다의/ 울부짖는 파도들에 귀를 씻으며// 떨어지는 해를 위해 한 번은 울자./ 다시 솟을 해를 위해 한 번은 울자.
이동관 대구수산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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