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처녀 출전국 우크라이나가 승부차기 끝에 스위스를 꺾고 8강에 올랐고 거스 히딩크 감독의 호주는 선전을 펼치고도 이탈리아에 막판 페널티킥을 허용해 8강 문턱에서 무너졌다. 우크라이나와 이탈리아는 7월1일 오전 4시 함부르크에서 8강전을 벌인다.
◆우크라이나 3-0 스위스
옛 소련 붕괴 이후 1992년부터 세계 축구무대에 등장한 우크라이나는 월드컵 첫 출전에 8강에 오르는 신화를 썼다. 반면 1954년 이후 52년 만의 8강행을 노린 스위스는 수비 위주의 졸전끝에 승부차기에서 1~3번 키커가 모조리 실축하는 불운 속에 쓸쓸히 짐을 쌌다.
스위스는 24일 한국전과 같이 알렉산더 프라이, 하칸 야킨 투톱을 내세웠고 우크라이나는 '득점 기계' 안드리 셉첸코를 원톱으로 내세워 역공을 노렸다.
전반 양 팀은 주포 셉첸코와 프라이가 크로스바를 한 번씩 때렸다. 셉첸코는 21분 왼쪽 코너 쪽에서 전담 키커 막심 칼리니첸코의 프리킥이 예리하게 날아오자 스위스 장신 수비수 요한 주루의 옆으로 몸을 날려 다이빙 헤딩슛, 원바운드된 볼은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다.
프라이는 3분 뒤 미드필드 왼쪽에서 잡은 프리킥 기회에서 오른발로 볼을 감아차 날카롭게 왼쪽 구석을 향해 날렸지만 크로스바 왼쪽 모서리를 강하게 때린 뒤 튕겨나왔다.
후반은 지루한 졸전으로 이어졌다. 우크라이나가 보로닌의 헤딩슛과 터닝슛으로 기선을 잡고 14분 셉첸코가 페널티박스 바로 뒤에서 프리킥 찬스를 잡았지만 무위였다. 스위스는 공격 보다는 수비 위주로 경기에 임하며 월드컵 16강전 다운 경기를 기대했던 국내외 팬들을 실망시켰다.
연장에서도 달라진 내용없이 공방을 벌인 양팀은 이번 대회 처음으로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선축에 나선 우크라이나의 1번 키커 셉첸코가 실축을 하자 스위스 관중이 환호했으나 스위스는 1번 슈트렐러의 슛이 골키퍼에 막히고 2번 바르네타의 킥은 크로스바를 맞았다. 3번 카바나스의 슛도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우크라이나의 4번 키커 구시예프는 침착하게 볼을 놓고는 숨을 죽인 뒤 골키퍼 반대편 네트를 정확히 갈라 우크라이나의 8강행을 확정지었다.
◆이탈리아 1-0 호주
호주는 27일 오전 카이저슬라우테른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2006독일 월드컵축구대회 16강전에서 후반 50분프란체스코 토티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0대 1로 패했다. 이로써 32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올라 처음으로 16강까지 진출했던 호주는 아쉽게 8강행 꿈을 접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박진감 넘치는 승부가 이어졌다.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2002년 한·일 월드컵 16강전에서 이탈리아를 연장 골든골로 2대 1로 제압했던 히딩크 감독은 이날도 뛰어난 용병술을 펼쳐 막판까지 승부를 점칠 수 없는 피말리는 승부를 연출했다.
경기 초반, 이탈리아의 공세가 거셌다. 전반 3분 루카 토니의 헤딩슛으로 포문을 연 이탈리아는 20분 알베르토 질라르디노가 골문 정면에서 오른발 발리슛을 날렸고 2분 뒤 토니가 골지역 오른쪽에서 가까운 쪽 골문으로 왼발 터닝슛을 날렸지만 반대 방향으로 몸을 날린 호주 골키퍼 슈워처의 발끝에 걸려 튕겨 나왔다.
반격에 나선 호주는 전반 24분 마르코 브레시아노의 프리킥을 비두카가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원바운드로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에 안겼다. 30분 프리킥 찬스서 이탈리아 수비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해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공이 흐르자 스콧 치퍼필드가 달려들어 오른발 슛을 날렸지만 역시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이탈리아는 후반전 공격수 질라르디노를 빼고 빈첸초 이아퀸타를 투입, 새로운 공격에 나섰지만 얼마 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돌파를 시도하던 호주 브레시아노를 중앙 수비수 마테라치가 태클로 넘어뜨려 퇴장당하며 위기를 맞았다.
마르첼로 리피 이탈리아 감독은 후반 11분 공격수 토니를 빼고 수비수 안드레아 바르찰리를 투입, 구멍난 수비를 메운 뒤 이아퀸타에게 최전방 원톱 자리를 맡겼다.
수적 우위를 점한 호주는 서서히 이탈리아 빗장수비를 공략해 갔고 거스 히딩크 호주 감독은 후반 36분 미드필더 스터조브스키를 빼고 공격수 존 알로이지를 내보내며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골을 넣는 데 실패했고 인저리타임때 이탈리아 파비오 그로소가 호주 페널티지역 왼쪽을 돌파하는 순간 넘어진 수비수 루카스 닐의 몸에 걸려 넘어졌다. 루이스 메디나 칸텔레호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토티가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호주 골문 왼쪽 구석에 꽂으며 히딩크의 마법을 끝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주진우, 김민석 해명 하나하나 반박…"돈에 결벽? 피식 웃음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