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미 FTA 공청회 시민.농민단체 반발로 파행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추진을 위한 '정부 합동 한미 FTA 2차 공청회'가 27일 서울시내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렸으나 시민단체 등의 거센 반대로 파행했다.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소속 농민.시민 단체 회원 400여명은 이날 오전 공청회 시작전부터 '한미 FTA 통합협정문 공개', '졸속 공청회 즉각 중단' 등을 요구하면서 공청회 진행을 막았다.

특히 농민.시민 단체 회원들은 정부가 공청회 발표자를 일방적으로 선정, FTA 협상에 유리한 방향으로 여론을 몰아가려 하고 있다고 반발, 공청회를 중단하고 새로 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농민.시위 단체 회원들은 공청회 단상에 올라가 김종훈 한미 FTA 우리측 수석대표에게 "협정문을 공개하라"면서 목소리를 높이거나 욕설을 하는등 오후까지 정부측과 농민.시민 단체간 대립이 계속됐다.

이에 따라 3개 분과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었던 공청회는 토론자들의 주제발표도 없이 오후 5시까지 정부측과 농민.시민 단체간 설전만 거듭하다 파행으로 끝났다.

농민.시민 단체 회원들은 공청회 개회시각인 오전 9시40분 김 수석대표가 개회사를 시작하자 "여론을 무시한 FTA 결사 반대한다"면서 연설 진행을 막았다.

특히 김 수석대표가 "한미 FTA는 개방과 경쟁을 통해 우리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미래전략"이라고 발언하자 농민.시민 단체 회원들은 "여론을 수렴한다면서 FTA를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발언을 하는 이유가 뭐냐"고 반발, 공청회장에는 일촉즉발의 험악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김상권 전국농민회총연맹 경북도연맹 사무처장은 김 수석대표를 향해 "당신이 (농민을 죽이는) 쌀 협상을 주도하지 않았느냐"고 거세게 항의했고, 김 수석대표는 "나는 아니다"고 부인하는 등 양측간 설전과 몸싸움이 오갔다.

이어 김 수석대표가 "이런 태도가 민주주의냐"고 항의하자 농민.시민단체 회원들은 "민주주의라면서 일방적으로 FTA를 추진하느냐"고 맞섰고 일부 참석자들은 정부 인사들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박석운 범국민운동본부 공동위원장은 "협정문 초안을 공개하라는 요구를 정부가 묵살했으며 공청회 개최 절차도 바로 하루전인 어제 공개했다"면서 "주제발표를 할토론자들도 거의 모두 FTA 찬성론자 일색"이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농민.시민 단체 회원들의 반발이 계속되자 정부는 오전 공청회의 정회를 선언한뒤 오후 들어 노동, 환경 등 분야의 공청회를 진행하려 했으나 민주노총 허영구 부위원장은 "노동문제를 다룬다면서 노동단체 출신 발표자도 선정하지 않는게 무슨 공청회냐"면서 공청회 중단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이날 공청회는 폐회 예정시간인 오후 5시까지 공청회 진행에 항의하는 농민.시민 단체의 반발에 밀려 사실상 무산됐다.

앞서 지난 2월2일 정부가 주최한 1차 공청회도 농민.시민 단체의 거센 반발로 시작 30여분만에 중단됐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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