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준의 편차를 보였던 조별 예선과 16강전과는 달리 8강이 가려진 독일월드컵은 별 4개 이상의 수작 영화처럼 '빅 매치' 퍼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다. 8강중 처녀 출전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제외하고 독일,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포르투갈, 이탈리아, 브라질, 프랑스는 월드컵의 역사를 풍부하게 가꾸어온 강호들로 이들간의 대결은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많은 사연을 담고 있다.
◆독일-아르헨티나(1일 0시·베를린)
강력한 중원과 날카로운 공격력, 안정된 수비를 보이고 있는 독일과 화려하고 아름다운 골들을 터뜨려온 아르헨티나의 대결은 예측을 불허한다. 개최국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독일이 미세하게 우세하다면 우세할 수 있다.
1986년과 1990년 월드컵 결승전에서 잇따라 만나 한 차례씩 우승을 나눠 가졌던 두 팀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이번엔 8강전에서 서로를 넘어서야 한다. 개최국이긴 하지만 대회 개막전 우승후보로는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독일은 미하엘 발라크와 토르스텐 프링스,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등이 포진한 미드필드진과 미로슬로프 클로제, 루카스 포돌스키의 포워드진이 예상보다 강력한 공격력을 선보여 우승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역시 창의적이고 날카로운 볼 배급을 자랑하는 후안 로만 리켈메와 공·수를 겸비한 에스테반 캄비아소, '제2의 마라도나' 리오넬 메시, 주포 에드난 크레스포, 하비에르 사비올라 등 화려한 스타들이 즐비하다.
발라크-리켈메의 중원 대결, 포돌스키-메시의 신인왕 대결, 클로제-크레스포의 득점 경쟁이 볼거리이다.
◆이탈리아-우크라이나(1일 4시· 함부르크)
우크라이나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이탈리아의 벽을 넘어서긴 쉽지 않아 보인다. 우크라이나의 걸출한 스트라이커 안드리 셉첸코가 이탈리아의 강력한 수비를 뚫고 골을 성공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크라이나와의 역대 전적에서 2승1무로 우위를 보이고 있는 이탈리아는 반 박자 빠른 창의적인 패스와 돌파력을 갖춘 프란체스코 토티를 정점으로 루카 토니, 알베르토 질라르디노, 필리포 인자기 등 결정력이 뛰어난 스트라이커들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수비의 핵인 알렉산드로 네스타와 마르코 마테라치가 각각 허벅지 부상과 호주전 퇴장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데다 이탈리아 세리에A리그의 승부조작 스캔들로 인해 대표팀 분위기가 가라앉는 등 악재가 겹치고 있다.
◆잉글랜드-포르투갈(2일 0시·겔젠키르헨)
기대만큼 인상적인 경기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잉글랜드이지만 네덜란드와의 격전의 상처에 시달리고 있는 포르투갈을 근소하게 앞설 전망이다. 역대 전적에서 잉글랜드가 포르투갈에 3승5무2패로 약간 앞서고 있다.
나란히 7번을 달고 주장 완장을 찬 잉글랜드의 데이비드 베컴과 포르투갈의 루이스 피구 는 팀을 8강으로 이끈 견인차 역할을 해왔는데 중원에서 한판 대결을 벌이게 됐다. 같은 클럽(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이면서 각각 대표팀의 현재이자 미래인 웨인 루니-크리스티아누 호날도 간 대결도 신인왕 경쟁과 함께 맞물려 흥미를 더한다. 특히,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루니가 경기를 거듭하면서 특유의 감각을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빠르고 파워를 갖춘 잉글랜드 축구와 창의적 패스 플레이에 강점을 갖춘 포르투갈의 대비되는 축구 스타일 대결도 흥밋거리. 포르투갈은 네덜란드와의 16강전에서 퇴장당한 데코와 프란시스코 코스티냐 등이 출전하지 못해 전력의 차질이 예상된다.
◆브라질-프랑스(2일 4시·프랑크푸르트)
브라질 선수들은 최강인 자신들에게 1998년 월드컵 결승전에서 전례없이 3점차 패배(0대3패)를 안겼던 프랑스와의 대결에서 설욕하길 고대하고 있다. 설욕은 가능할 전망이다.
호화 전력으로 우승후보 0순위인 브라질에 비해 16강전에서 강호의 면모를 되찾다곤 하지만 프랑스는 여전히 노쇠한 팀이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호날두, 호나우지뉴, 카카, 아드리아누 등 전 선수들이 공을 발에 달고 다니는 듯한 마법같은 드리블과 최고의 골 결정력, 갈수록 안정감을 갖추는 조직력 등 흠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프랑스는 노장 지네딘 지단과 파트리크 비에라, 릴리안 튀랑 등 브라질을 이겼던 전성시대의 멤버들이 노쇠했지만 힘을 내고 있고 날카롭고 치명적인 스트라이커 티에리 앙리와 폭발적인 프랑크 리베리 등이 있어 호락호락하게 물러서지 않을 전망이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홍준표 "김문수 패배, 이준석 탓·내 탓 아냐…국민의힘은 병든 숲"
李 대통령 취임사 "모두의 대통령 되겠다…분열의 정치 끝낼 것"[전문]
李대통령 "모든 국민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 되겠다"
안철수 "이재명, 통합한다더니…재판 중단·대법관 증원법 웬말"
김문수 '위기 정면돌파', 잃었던 보수 청렴 가치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