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강풍과 집중호우'…태풍 '에위니아' 상륙

반경이 300~500km인 중형 태풍 '에위니아'가 오전 10시 50분 전남 진도에 상륙, 북북동진함에 따라 대구·경북은 10일 오후 3시쯤부터 최근접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여 강풍과 집중 호우 등 큰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대구기상대에 따르면 9일 자정부터 10일 오전 11시 현재까지 내린 강우량은 대구 151mm를 비롯해 청도와 경산이 각각 140.5mm, 영천 122mm, 구미 107.5mm 등 경북 북부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100mm를 넘었다. 또 11일까지 70~100mm 가량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기상대는 예보했다.

대구 기상대는 "태풍이 서울 북동쪽 해상을 통과하는 10일 오후 3시쯤 대구·경북지역도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내에 들 것으로 전망된다."며 "태풍 중심부의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31m에 달해 태풍 근접권에 놓일 경우 강풍에 의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기상대는 파도 높이도 3~6m로 매우 높은 편이며 11일 오전부터 비가 차차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대구시와 경북도는 지난 8일 오전부터 비상근무를 하며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대구시는 태풍 및 집중오후 예방을 위해 배수펌프장(시 11곳, 달성군 15곳) 정비를 끝내고 하수관거(1천607㎞) 준설을 완료했다. 또 재해위험지구(7곳) 및 저수지·댐(192곳), 도로건설 등 대규모 공사장(24곳), 하천공사장(6곳), 가로등(3천102곳) 등에 대해서도 일제점검 및 정비를 실시했다. 대구시는 30분 대피계획 추진 등으로 인명피해 예방을 강화하는 한편 시·구·군별로 태풍상황에 따라 단계별 재해대책 상황실을 24시간 운영하고 있다.

또 경북도는 9일 김관용 도지사와 제50보병사단 등 유관기관 재해관련 책임자와 자연재난 관련 국과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상황판단회의를 열고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다.

주말과 휴일동안 내린 비로 인명피해와 항공기 및 여객선의 결항 등도 잇따랐다.

9일 오후 2시10분쯤 칠곡 가산면 천평리 중앙고속도로(부산기점 132㎞ 지점)에서 시외버스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20여m 아래 하천으로 떨어져 승객 홍모(46·여·대구 읍내동), 김모(69·여·안동) 씨등 2명이 숨지고 승객 1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날 오후 1시쯤 칠곡 석적면 포남리 경부고속도로(부산기점 160㎞지점)에서 렉스턴 승용차(운전자 문모·47)가 차량 고장으로 갓길에 서 있던 김모(29) 씨를 친 뒤 고속도로 옆 20m 아래로 굴러 2명이 모두 숨졌다. 또 9일 낮 12시30분쯤 청도 매전면 송원리 마을 앞에서 이 마을 김모(87·여) 씨가 호우로 물이 불어난 복개도로를 지나다 물살에 떠내려가 숨지는 등 이번 태풍에 따른 호우로 13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다. 대구공항에서는 10일 오전 7시 20분 대구발 인천행 대한항공 KE1412편을 제외한 국·내외 노선 34편이 모두 결항했으며, 128mm의 폭우가 쏟아진 9일에는 국내선 22편과 국제선 10편이 모두 결항했다.

또 포항~김포간 항공기는 9일에 이어 10일에도 12편 전편이 결항했으며 포항 구항과 구룡포, 감포, 후포, 울릉 등 동해안의 크고 작은 100여 개 항·포구에는 10일 오전 현재 모두 3천여 척의 어선이 피항해 있고 포항과 울릉도를 잇는 여객선도 운항이 중단됐다.

사회 1·2부

이모저모

10일 오전 남해안에 상륙한 태풍 에위니아가 우리나라 전역에 직접적 영향을 주고 있다. 여기에다 장마전선까지 활성화, 대구·경북지역에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 동안 200㎜에 이르는 집중호우가 쏟아져 곳곳에서 인명피해 사고가 일어나고 도로가 통제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10일 오전 9시쯤 대구 달성군 화원읍 천내리 명천교에서 한국전력 달성지점까지 이어지는 하천변 도로 300m가 침수, 교통이 전면 통제됐다. 이날 오전 8시쯤엔 대구 달서구 월배 E마트 뒤편에서 성서공단으로 이어지는 구마고속도로 하단 통과박스에 물이 차면서 교통이 통제돼 출근길 운전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10일 오전 9시 55분쯤엔 대구 달성군 옥포면 간경리 간경교 인근 하천변 도로 200m가 물에 잠겨 교통이 전면 통제됐다.

○···대구 신천변 주차장이 집중호우로 9일부터 전면 폐쇄돼 10일에는 차주를 찾지 못한 차들에 대한 강제 견인조치가 이뤄졌다. 그러나 대구 신천과 낙동강·금호강 등 대구권 하천 수위는 홍수 위험 수준에는 이르지 않은 것으로 10일 파악됐다. 대구 신천의 경우, 10일 오전 9시 현재 중구 동신교 기준으로 수위가 1.3m이고 둔치 높이는 2.81m여서 범람우려는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낙동강도 이날 오전 9시 현재 현풍지점 기준으로 수위가 5.23m를 기록, 위험 수위(13m)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대구시는 수위 조절 능력이 없는 담수용 댐 하류지역에서 침수 피해가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공산댐 영향권인 동구 지묘동, 북구 동·서변동과 가창, 영천댐 주변 동네에 대해서는 주차 및 차량 통행을 통제할 방침이다.

○···9일 오전 7시 55분쯤 경산 하양읍 남하리 4번 국도에서 코란도 승용차가 5m 언덕 아래 철로로 추락, 운전자 유모(26) 씨가 지나가던 포항발 동대구행 통근열차에 치여 숨졌다. 이날 낮 12시 30분쯤에는 포항 구룡포읍 병포리 마을 앞 31번 국도에서 정모(30·포항 장기면 모포리) 씨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추락, 숨졌다.

또 8일에는 오후 1시 30분쯤 상주 화서면 상곡리 25번 국도에서 직행버스와 무쏘승용차가 충돌, 승용차 운전자 김모(54·상주 사벌면) 씨가 숨지고 이모(70·상주 화서면) 씨 등 버스 승객 5명이 다쳤다.

이날 낮 12시 40분쯤 구미 원평동 경부고속도로 부산기점 174.7km 지점에서 이모(64·경기 군포) 씨의 쏘나타 승용차 앞바퀴가 펑크나면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아 함께 타고 있던 이 씨의 부인 안 모(61) 씨가 숨졌다.

○···9일 오후 2시 40쯤 운문면 신원리 성지원 민박에 머물던 등산객 8명 중 6명이 갑자기 불어난 급류에 고립돼 경산소방서 구조대원이 출동, 1시간여 만에 모두 무사히 구출됐다. 또 이날 오후 2시 50분쯤 상주 모동면 백화산에 올랐던 대구 건우산악회 회원 3명이 불어난 보현사 인근 계곡 물에 휩쓸려 1명은 구조됐으나 이모(42·여·대구 달성군) 씨가 사망하고 권모(62) 씨가 실종됐다. 이날 사고가 발생한 모동면의 경우 56㎜의 많은 비가 내리고 오후 1시쯤 집중적으로 퍼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호우로 청도읍을 지나는 국도 25선 유호국도변과 이서면 양원주유소 앞 길이 침수피해를 입었고, 청도읍 고수리 둔치 주차장도 물이 불어나 주차차량이 긴급 대피했다. 청도읍 한재 초현리 일대는 산사태 붕괴가 우려돼 한때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경산 하양읍 남하리 남하잠수교가 9일 오후 3시 40분부터 교통이 통제돼 10일 오전 출근길 시민들이 많은 교통불편을 겪었다. 하양읍 대부잠수교도 9일 오후 5시간여 동안 교통이 통제됐다. 경산 와촌면 신한리 지방도 909호 도로와 대한리 군도 9호선 일부가 유실되거나 파손됐으나 응급복구됐다.

○···포항시는 휴일인 9일부터 모든 공무원들이 비상근무에 들어갔으며 이날 오후 5시 박승호 시장 주재로 경찰, 소방서, 해병대, 한전 등 11개 기관 관계자들이 유관기관 상황판단회의를 갖고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응책을 마련했다. 또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포항공단 업체들도 9일부터 상당수 직원들을 비상대기토록 했고 해병대 제1사단도 유사시 대민구조 활동을 지원키로 했다.

○···태풍이 울릉과 독도 동해먼바다까지 북상할 것을 대비해 울릉수협 소속 어선 380여 척 중 20여 척은 9일 강원도 동해항과 포항항 등으로 피항에 나섰고 나머지 선박은 각 포구로 대피했다. 또 포항·울릉 간을 운항하는 정기여객선 썬플라워호(2천394t·정원 920명)는 이날 태풍에 대비해 평소보다 출발시간을 2시간 앞당긴 오후 2시에 관광객 6백명을 태우고 포항항으로 빠져나가 섬 지역내 관광지는 태풍소식 때문에 이용객들의 발길이 대부분 끊겼다. 한편 울릉기상대는 10일 오후 동해 및 울릉·독도 해상에 풍랑·강풍 특보 발효를 예보해 여객선, 어선 입·출항이 통제됐다, 여객선은 오는 14일 오전 10시부터 정상운항될 전망이다.

사회 1·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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