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 속엔 항상 고향이 있었다. 2, 3일새 금방 적응됐다. 오히려 뉴욕에 돌아가서 적응하는 게 더 힘들다."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서양화가 김영길(49) 씨가 8년 만에 대구를 찾은 소감이다. 김 씨는 근작들을 모아 23일까지 두산아트센터(053-242-2323)에서 '김영길 초대전'을 열고 있다. 김 씨는 1986년 포스트모더니즘 열풍이 불던 시절 미술의 본고장 뉴욕으로 건너갔다.
"현대미술, 서양철학, 포스트모던, 그리고 다시 선(禪)사상과 동양미학까지 참으로 길고 먼길을 다녔던 것 같다."는 말처럼 김 씨는 자신의 작업 방향을 고민하다 예상 밖으로 동양의 정신을 발견했다. 서양회화가 극한을 향해 달리다 방향을 잃은 상황에서 동양적 세계관이 해답을 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동양인으로서 갖고 있는 사상을 이용해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작업을 줄기차게 해오고 있다.
눅눅한 물기와 먹빛, 누런 캔버스 천의 색감과 왁스를 머금은 채 황량하게 펼쳐진 화면 속에는 지극히 간략화한 선과 검은 색만이 남아 산인 듯 바위인 듯 계곡인 듯 놓여있다. 그 사이로는 구름이 떠다니는 것도 같고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듯한 무엇인가 암시적인 형상이 드러난다. "살아서 쉼없이 변화하는 자연"을 담았기에 김 씨의 작품은 보는 이마다 볼 때마다 느낌을 달리한다.
혹자는 이를 "한 폭의 수묵산수화나 고사관수도를 보는 듯하다."고 평하기도 했다. 타향살이도 이제 20년, 김 씨는 유학을 생각하는 후배들에게 "도전할 생각이 있다면 한 번 시도해볼 만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씨는 "그저 외부에 나타나는 것만을 보고 작업하면 오래 못 간다. 자신을 찾아야 작품의 깊이를 구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300호 대작 3점 등 모두 2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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