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스코 본사 서울로 이전?"…포항지역 불안감 확산

건설노조의 포스코 본사 사옥 점거를 계기로 포스코 직원들과 포항시청 등 관가를 중심으로 포스코가 본사를 서울로 완전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지역 전체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포스코 직원들 사이에서는 자금운용과 경영정보 수집 등 순수 경영적인 측면만 따진다면 본사 서울이전 시기가 이미 늦었고 '지방본사'가 기업의 성장잠재력 개발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본사이전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포스코는 1980년대 후반부터 본사 서울 이전을 수차례 추진했으나 번번이 포항을 비롯한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반발여론에 부딪혀 무산되자 김만제 회장 시절 서울에 포스코센터를 지어 자금, 마케팅 등 핵심기능은 서울로 옮기고 법인등기부상의 본사 소재지는 포항에 두는 이중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2002년 포스코가 완전 민영화되고 외국인 지분이 60∼70%로 늘면서 정기주주총회도 서울에서 개최하는 등 포항은 형식상의 본사에 불과하다. 이 와중에 연례행사처럼 본사사옥이 외부인들에게 점거되거나 공격받는 장면이 국내외에 알려지면서 대외신인도에 타격을 입자 '이 참에 완전히 뜨자.'는 논의가 표면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포스코 한 간부는 전했다.

포스코 현지에 나가 있는 포항시청 공무원들도 "사무실을 건설노조에 빼앗기고 거리로 내몰린 포스코 직원들 사이에서 본사이전설을 주장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며 "감정적인 측면도 없지 않지만 앞으로 본격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청의 한 간부는 "순수 경영적인 측면만 고려하면 본사를 포항에 둘 이유가 없는 것도 사실"이라며 "각 자치단체마다 모두 기업 유치에 나서는 이 때 집단행동은 대기업 쫓아내려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시민들의 동의를 받기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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