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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콩팥 내준 경주 선덕여고 김혜림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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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니까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신체발부(身體髮膚)는 수지부모(受之父母)라고들 하지만 실행에 옮기기는 말처럼 쉽지 않다. 아픈 부모를 위해 자신의 장기를 선뜻 내줄 자식이 몇이나 될까.

그런데 선덕여고 3학년 김혜림(18·경주) 양은 이를 실천했다. 만성신부전증으로 투병중인 아버지에게 자신의 콩팥 한 쪽을 내 드린 것이다.

"아버지가 위독한 상태로 응급실에 실려가시는 모습을 볼 때마다 제 콩팥을 드려야지 다짐했어요."

아버지(46)의 병색이 깊어진 것은 지난해 초. 평소 건강하던 아버지는 신장 이상 진단을 받은 후 급속도로 상태가 악화됐다. 나빠진 신장은 혈압에도 영향을 미쳤고 급기야 안압마저 높아져 망막 수술을 받아야 했다. 수술 후 몸 상태는 더욱 나빠졌다. 신장 이식만이 살 길이었다.

"부모님께 (콩팥 기증을) 말씀드렸더니 처음에는 강하게 말리셨어요. 멀쩡한 저까지 수술대에 올릴 수는 없다고 말이예요. 하지만 의학 정보를 찾아보니까 수술 후 기증자, 수혜자 모두 괜찮더라구요."

아버지는 딸의 효심을 끝내 꺾지 못하고 지난달 27일 함께 수술대에 누웠다. 혜림 양은 "마취에서 깨어 나보니 벌써 수술이 끝나 있었다."며 "아버지의 경과가 좋아 무엇보다 다행"이라며 밝게 웃었다.

아버지는 여전히 병원에 누워 있고 혜림이도 실밥은 뗐지만 아직 외출은 하지 못하고 있다. 수술 자리에 땀이 스며들면 안된다는 의료진의 말 때문이었다. 그래도 마음은 날아갈 것만 같다.

경찰이 되고 싶었던 혜림 양은 이번 일을 겪으면서 꿈을 바꿨다. 간호학과에 진학하기로 한 것이다. "아버지처럼 어려움에 처한 환자를 돕는 나이팅게일이 되고 싶어요."

최병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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