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외수 문학의 첫걸음 궁금하세요?

"외수, 이 망할 자식아. 세상이 모두 썩어 문드러지더라도 너만은 절대로 썩지 말고 영악스럽게 글을 쓰도록..." 베스트셀러 작가 이외수의 35년 전 등단 첫 소감이다.

특유의 반어적 문체로 환상적 이색공간을 그려내고, 원시 생명에 대한 동경과 순수를 향한 집념을 보여주며 발표하는 작품마다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작가 이외수. 그가 젊은날 가난과 절망을 벗삼아 아픔으로 원고지에 써내려간 소설들이 궁금하다면...?

소설가 이외수를 만드는 밑거름이 된 초기 중단편 소설들을 새롭게 구성해 모두 3권으로 엮었다.

신춘문예 당선 이후 35년 만에 책으로 처음 소개되는 이외수 최초의 소설 '견습 어린이들'을 비롯해 참신한 발상과 진지한 감상이 빛나는 이외수 문학의 시원과 만날 수 있는 소설집이다.

이외수의 대표 중편 '훈장'·'겨울나기'·'장수하늘소'를 각각 표제작으로 주옥같은 중단편을 망라한 이번 소설집에서 독자들은 잘 빚은 도자기처럼 매끄러운 문장 아래 처절한 삶의 아픔과 진실이 숨어있음을 발견할 수가 있다.

불안하고 암울한 혼돈의 시대, 그 비극적 현실 속에서 찾아낸 아름다움이 인간을 구원할 수 있다는 이외수 문학의 근본적인 주제의식이 이 소설집에 고스란히 살아 숨쉬고 있는 것이다. 초월적인 자기 구원의 신념이 이외수 문학의 정신이라면, 아름답고 참신한 문체는 이외수 문학의 육체이다.

특유의 괴벽 때문에 '바보같은 천재', '광인같은 기인'으로 불리며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문학과 회화의 세계를 구축해 온 예술가. 이외수 문학의 첫 걸음이 궁금했던 독자들에게는 올 여름 나온 이번 소설집이 청량한 선물이다.

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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