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노년을 위한 댄스홀…대구시내에만 5,6개

낮 시간 중년을 위한 성인 댄스홀. 폭염이 계속되는 맑은 날씨지만 홀 안은 어둡고 시원했다. 널찍하고 어두운 플로어엔 쌍쌍의 남녀가 어울려 춤을 추고 있다. 오후 3시쯤인데 홀 안의 손님은 80명이 넘어 보인다.

대부분 50, 60대인 남녀들은 춤 깨나 추는 사람들이고 모두 말쑥하게 차려 입었다. 춤이 좀 서툴러 보이는 사람도 있지만 왕초보는 없는 듯 하다. 왕초보의 경우 상대가 지겨워하기 때문에 감히 춤을 청하기도 어렵다고 한다.

춤을 청하는 방식은 간단하다. 무대 가장자리 벤치에 앉거나 빙 둘러 선 이성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면 끝이다. 붙들고 앉아 귓속말을 하거나, 같이 추자고 설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저 손을 내밀어 신청하고, 손을 잡아주면 추고, 잡아주지 않으면 물러선다.

중년을 위한 댄스홀은 대구 시내 중심에만도 5, 6개. 몇 해 전까지 10여 개 이르렀다고 하지만 조금 줄었다고 한다. 영업시간은 오후 1시부터 저녁 5, 6시까지. 밤에는 영업하지 않는다. 입장료는 대체로 1천500원 선. 홀 안에는 소지품을 맡아주는 부스와 간이식당이 있다. 소지품 부스에 1천 원을 내면 춤추는 데 거치적거리는 소지품을 맡아주고 간단한 비타민 음료도 제공해 준다.

간이식당에서는 맥주와 음료수, 팥빙수 등을 판매하지만 사 먹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댄스홀을 찾는 중년들은 대부분 춤이 좋아, 춤을 추려는 사람들이다. 술에 취해 흐느적거리거나 둘러앉아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또 여럿이 함께 찾는 경우도 드물다. 대부분 혼자 와서 즉석 파트너를 만나 춤을 즐긴다.

한참 춤을 추고 나온 한 신사는 "춤을 추면 건강에 좋지. 땀을 흠뻑 흘리고 나면 기분도 좋아져. 게다가 이 더운 날씨에 1천500원만 내면 서 너 시간 시원한 곳에서 춤출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라고 했다. 그는 춤을 추든 무엇을 하든 건강해야 노년을 즐길 수 있다며, 건강을 강조하기도 했다. (2006년 8월 31일자 라이프매일)

조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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