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블레어 "1년 내 물러날 것"…'즉각 퇴진' 요구 당내 반란

집권 노동당 내 동료 의원들로부터 조기 퇴진압박에 시달려온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1년 내에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블레어 총리는 7일 TV로 중계된 성명을 통해 이달 24∼28일 맨체스터에서 열리는 노동당 전당대회가 자신에게 마지막 전당대회가 될 것이라며 최장 1년 안에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블레어 총리는 "지금 정확한 날짜를 명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BBC 등 영국 언론들은 전했다.

블레어 총리는 퇴임 날짜를 정확히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미래 어느날에 그렇게 할 것이며, 국가의 이익에 부합할 때 그 때의 상황에 맞춰서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레어 총리는 최근 이틀 동안 "총리의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하며 국방부 차관과 소장파 의원 7명이 줄줄이 사임하는 심각한 당내 반란에 휘말렸었다. 대다수 노동당 의원들은 총리가 브라운 재무장관에게 당수직을 물려주고 조기 퇴진하지 않을 경우 다음 총선에서 노동당의 패배가 자명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노동당 의원들은 스코틀랜드와 웨일스 의회 선거, 잉글랜드 시의회 선거가 실시되는 내년 5월 중간선거 전에 새 당수가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블레어 총리가 그 전에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블레어 총리는 퇴임 청사진을 밝히기를 계속 거부해왔고, 6일에는 당권을 두고 브라운 재무장관과 고성이 오가는 말다툼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총선에서 3회 연속 승리해 10여년째 총리직을 맡고 있는 블레어 총리는 올해 각료의 실책과 추문이 줄줄이 터진 데다가 이라크 전쟁과 레바논 교전과 관련해 미국 편향 외교정책으로 지지율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결국 당내외 압박에 버티다 못한 블레어 총리는 "1년 내 퇴임"이라는 카드를 들고 나왔으나 이것만으로는 당내 심각한 내분을 진화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이 벌써 나오고 있다.

좌파성향 평의원인 제레미 코빈 의원은 "우리는 총리로부터 날짜를 원한다"며 총리가 구체적인 퇴임 날짜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티븐 파운드 의원은 "명확하고 필연적으로 12개월이 365일일지 혹은 이틀일지사람들이 말할 것이라는 게 문제"라며 "그래서 퇴진 논란은 잠재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운 장관은 앞서 총리의 결정을 지지할 것이라며 하지만 총리의 결정이 노동당과 나라의 이익에 맞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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