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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철 시집 '정오의 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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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맞히려고 쏘아올린 화살/ 고래를 찌르려고 던진 창/ 깊이 모를 지층으로 내려 보낸 두레박/

천공을 쪼개려고 날아간 칼날// 내 사색의 바구니가 무인도에 닿는 동안/ 흉금 속에 펄럭이는 말의 폭풍/ 채광의 의지로 번쩍이는 언어의 곡괭이/ 불모지를 경작하는 만 고랑의 삽날/ 무한을 꿈꾸는 영혼의 아침 식사// 그리하여 내 시는/ 내 사유의 자동기술/ 태양의 전언을 받아쓰는 속기록'('태양이 말한 것' 전문).

도서출판 '애지'에서 출간한 이기철 시인(영남대 교수)의 새 시집 '정오의 순례'는 '사유하는 인간', '창조하는 인간', '놀이하는 인간'에 대한 예리한 성찰과 노래로 짜여있다. "깊을 대로 깊은 세간의 병이 암을 지나 보석이 될 때까지, 고뇌하고 사색하며 살아가는 우리 모습을 긍정적으로 그리려했다"는 시인이 지상에 뿌리내린 쓸쓸한 영혼들에게 바치는 아름답고도 뛰어난 명상시집이다.

인간의 기쁨과 슬픔을 엮어 마침내 삶의 비단을 직조하는 목숨의 시간, 정오를 노래하는 시인을 만나면 덧없다 여긴 세월에 채찍을 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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