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경영자독서모임 전진문 대표와 용지봉

'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은 하지 말며, 재산은 만석 이상을 지니지 않으며, 과객은 후하게 대접한다. 흉년기에는 땅을 사지 말며, 며느리들은 시집온 후 3년 동안 무명옷을 입을 것이며, 사방 백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10대 300년간 거부로 이름을 떨친 경주 최 부잣집 가훈입니다.

무릇 재산은 모으기도 힘들지만 보람 있게 쓰기란 더욱 어려운 법입니다. 부(富)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는 이 시대에 '경주 최 부잣집 300년 부의 비밀'의 저자이자 대구 경영자독서모임 전진문 대표(59'경영학 박사'영남대 겸임교수)를 만나 경영인의 올바른 자세와 독서방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2년 전 '경주 최 부잣집…'의 저자로서 서울 경영자독서모임에 초청돼 강연을 한 적이 있었죠. 이 때 서울의 많은 경영자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 책을 읽고 저자를 초청해 진지한 토론을 벌이는 것을 보고 감명을 받았습니다."

설혹 직접 읽지는 못해도 저자의 강좌를 듣는 것으로 책 1권을 읽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전 대표는 지난 해 1월에 대구 경영자독서모임을 결성했다.

모임이 결성되자 많은 경영인들과 지식인들이 참여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태 속에서 새로운 재화와 고용을 창출해야 하는 경영자들은 시대의 흐름을 미리 읽지 않고서는 기업운영과 종업원의 미래, 지역사회 발전에 제대로 기여할 수가 없다는 의식이 작용했던 것이다.

"변하지 않으면 존속자체가 불투명한 기업 간 경쟁 속에서 경영자들은 사실 마음의 여유를 갖기가 힘듭니다."

그러나 물질적 재화보다 마음의 재화가 풍요로울 때 넉넉한 경영마인드와 교양을 쌓아 나와 이웃이 함께 가치 있는 삶을 누릴 수 있게 된다는 것이 독서모임의 근본 취지이다.

전 대표는 월 평균 5권 정도의 책을 읽는다. 운영위원들과 함께 회원들에게 추천할 책을 선정하기 위해서이다.

"새벽 4, 5시에 일어나 정신이 맑을 때 한 두 시간 읽는 독서가 가장 효과적입니다. 중요 부분은 줄을 긋거나 포스트 잍을 붙여 두었다가 다 읽은 후 그 부분만 한 번 더 읽게 되면 전체 내용의 이해에 큰 도움이 되죠."

여기에 책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거나 간단한 독후감을 쓴다면 기억력은 더욱 강화되고 이로 인해 독서를 취미로 삼는 계기도 될 수도 있다.

"처음엔 보내준 책을 잘 읽지 않던 많은 회원들도 저자와의 강연에서 재미있는 사연을 듣고 다시 책을 펼쳐본 후 읽은 내용을 직원들에게 전하거나 또는 책을 통해 세상을 보는 안목이 넓어졌다는 얘기를 자주 합니다."

상당수는 이전의 조급했던 마음이 줄고 대신 문화와 예술 방면에 관심도 가지게 됐다. 경영자독서모임이라고 해서 경영관련 책만 읽는 것이 아니라 문화와 교양관련 서적도 접하게 한 덕택이다.

"경영 책은 전체 독서량에서 40%입니다. 나머지는 예술, 문화 등 다양한 독서를 권하고 있으면 틈틈이 최 부자 고택과 같은 현장 체험도 가집니다."

기업 내 경쟁체제에만 머물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경영성과가 줄어들 수 있다. 지역의 다양한 업종에 있는 경영자, CEO들과 만남에서 이른 바 벤치마킹과 블루 오션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것도 모임의 장점이다.

음식이야기를 해 달라니 그저 어머니가 해주시던 삭힌 콩잎 장아찌를 좋아해 가을마다 집에서 담가 먹는다고 간단히 밝혔다. 대신 좋은 책 고르는 법을 추천했다.

"직접 서점을 찾아 일일이 서문을 읽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짬짬이 인터넷 서점을 찾아 잘 정리된 요약문을 보면 관심 있는 분야의 좋은 책을 쉽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대구경영자독서모임 회원가입 053)761-4828, www.dmrs.co.kr

◇숯불가든 용지봉

전진문 대표가 월 서너 차례 찾는 숯불가든 용지봉은 질 좋은 한우고기를 이용한 맛깔스런 갈비 살이 맛있는 것으로 소문난 곳.

각종 음식대회에서 다양한 수상경력을 지닌 여주인 직접 만들어 내는 장아찌류와 다양한 밑반찬들은 언뜻 봐도 일품요리 못지않은 품격을 뽐낸다. 특히 웰빙에 초점을 맞춘 부침개와 단호박찜, 명이나물 장아찌 등은 고기 먹기 전 입맛을 돋우는 전채요리 역할을 한다.

가격도 고급 고기 집에 비해 대중적이면서 품위 있는 실내 분위기로 모임과 가족 외식장소로 추천할 만하다.

위치는 대구 수성구 지산 1동 지산 아파트 3단지 뒷골목 지산성당 옆에 있다. 주차장도 비교적 넓다. 053)783-8558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작성일: 2006년 09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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