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민족 공조'

중국의 東北工程(동북공정)은 착착 진행되고 있다. 고구려 지역에 대한 덧칠하기 작업과, 학문 연구를 빌미로 만들어낸 갖가지 날조 문서와 발언들은 머잖아 중국인들의 통합된 야심으로 발전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중국의 속셈은 한반도 내 독립국가를 부정하는 거대한 음모에 닿아있어 고구려가 쉽게 잠식되면 신라'백제까지 군신 관계 내지는 작은 오랑캐 집단으로 처리하려 들 것이다. 중국은 지구상 최대 거인으로 도약하고 있는 나라다.

○…黑猫白猫論(흑묘백묘론)을 내세워 무조건 힘을 키우던 시대는 이미 과거다. 완전 무장하고 눈알과 주판알을 굴릴 대로 굴린 다음, 출정 채비만 남겨 두고 있는 모양새다. 거인이 힘이 넘쳐 움직이기 시작하려면 주변 정리가 필수적이다. 아셈(ASEM)에서 노 대통령이 동북공정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자 중국 원자바우 총리는 '별것 아니다'고 대응했다. 이에 대한 노 대통령의 반응은 알려지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동맹관계를 도마 위에 올려 즐기듯 미국에 대해선 시시콜콜한 것까지 발언해 왔다. 그러나 중국에 대해선 싫은 소리가 별로 없었다. 獨島(독도) 문제와 관련한 대일 발언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말을 아꼈다. 민족을 입버릇처럼 앞세우는 이른바 진보 세력들도 이렇다할 말이 없다. 민족을 전유물처럼 우려먹더니 정작 민족의 위기엔 이상할 정도로 침묵하고 있다.

○…사이비 진보, 親北(친북)세력은 평택 미군기지 반대와 작통권 환수에는 목청을 돋우고 있다. 그러나 동북공정에 대해선 조용하다. 그 침묵은 북한의 침묵과 궤를 같이 하는 듯하다. 그들은 북한이 옛날에 이미 고구려사에 대한 입장을 천명했으므로 더 이상의 언급이 필요 없다고 비호한다. 10년도 지난 북한의 텔레비전 교재까지 어렵사리 찾아내 오래전부터 북한은 고구려가 한민족 국가임을 강조해왔다고도 변호한다.

○…동북공정은 한민족의 삶의 근원을 부정하고 정체성을 뿌리째 흔들어 놓을 것이다. 중국은 거대한 만만디 근성으로 한반도의 냄비 근성을 서서히 제압하려 들 것이다. 이런 상황에도 인접한 직접 피해당사자라고 할 북한은 말이 없다. 남쪽의 친북세력은 북한에 발언을 촉구해야 한다. 민족 문제 아닌가. 북한이 중국에 엄중 警告(경고)해야 할 때다. 해방공간에서 신탁통치로 우왕좌왕하던 때와는 시야가 확연히 다르지 않은가.

김재열 논설위원 solan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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