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대선과 정계개편을 겨냥한 열린우리당 내 영남권 인사들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잠룡'으로 분류되는 김혁규(金爀珪) 의원이 부산.경남을 중심으로, 김부겸(金富謙) 의원과 이강철(李康哲)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대구.경북 지역을 활동무대로 '영남지역 네트워크' 형성에 전력을 기울이며 '바닥 다지기' 작업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
특히 이들은 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배제'를 전제로 한 범여권 통합론에 대해서는 "옳지 않다"고 한 목소리로 반박하고 있어 향후 정계개편 과정에서 서서히 '발언권'을 높여갈 것임을 예고했다.
김혁규 의원은 부산.경남을 기반으로 호남, 강원, 충청지역 등을 짬짬이 방문하는 등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동시에 주로 관료, 기업CEO(최고경영자) 출신의 전문가 그룹을 폭넓게 접촉하며 혁신적 중도개혁세력 대통합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또 범여권 통합론과 당내 대권주자군의 행보를 비판하는 등 독자적인 목소리를 키워나갈 태세여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 의원은 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노 대통령 배제론'과 관련, "기분에 안맞는다고 해서 '당신이 나가시오'라고 말하는 것은 정치도의상 문제가 있으며 대통령이 나간다고 여당 지지도가 상승하는 것도 아니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이어 "'천신정'(천정배, 신기남, 정동영) 그룹이 창당 때부터 노력해 온 공로가 있지만 현 시점에서 일부 정치인들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정당을 좌지우지해서는 안된다"며 "자신을 버리고 정권재창출과 당 재건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1일 귀국하는 정동영(鄭東泳) 전 의장과 호남지역 잠룡으로 분류되는 천정배(千正培) 의원 등 대권주자들이 기득권을 버리고 정권재창출에 일조하라는 뜻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대구.경북 출신의 김부겸 의원과 이강철 전 수석의 물밑 움직임도 당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전 수석은 지난 2.18 전당대회에 나선 김 의원을 공개적으로 지지선언한 뒤 경선을 도왔고, 이 인연을 고리로 최근 '영남포럼'을 결성해 차기대선과 정계개편 작업에 대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영남출신 한 의원은 "영남포럼은 내년 대선을 겨냥해 '대구.경북진지'를 구축한다는 의미와 함께 '대통령을 끌어안고' 정계개편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부겸(金富謙)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내 정계개편론은 결국 한나라당의 현재가치에 동조할 수 없는 사람을 끌어모으자는 것인데 따로 가서는 안된다"며 "대통령의 긍정적인 정치자산들은 안고 가되 매를 맞을 것은 당이 같이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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