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한나라당 내 경선 참여 의사를 표명한 데 이어 오픈 프라이머리 논쟁이 불거지면서 경선 조기 과열 움직임이 나타나자 양측은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양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당내에서는 양측이 사실상 경선 정국에 들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강해지고 있다.
◆ 박근혜 전 대표
박 전 대표는 2일 귀국 기자간담회에서 대선후보 경선 출마 선언에 대해 "식사를 하면서 경선 이야기를 묻기에 참여할 것이라고 대답한 것"이라며 "그렇다고 지금 대선전에 휩싸이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박 대표 측근인 유승민 의원도 "조기 과열이 아니다. 박 전 대표는 정기국회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석을 앞두고 언론의 일시적인 관심이 집중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당내 오픈프라이머리 도입과 관련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견지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개개인의 사정이나 유불리에 따라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다. 9개월간 당원 의견을 종합해 만든 것을 쉽게 바꾸면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과거 (당 혁신안을 만들 때)에는 한 자도 못 고친다고 말하던 사람들이 지금은 전면적으로 고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독일에서보다 더욱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이 전 시장이나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측의 태도에 따라선 일전도 불사한다는 의지가 느껴질 정도로 박 전 대표는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표 측은 이 전 시장과 손 전 지사의 오픈 프라이머리 대응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향후 당내에 일 파장을 경계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오픈 프라이드 머리 적극 차단과 당내 지지 당원 결속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으론 최근 주요 언론 여론조사에서 지지도가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다는데 위기의식을 느끼고 대중 정치인으로서의 행보를 더욱 빨리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박 전 대표가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에 반대하는 이유는 최근 주요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전 시장의 지지도가 오르고 있는데다 일부에서는 자신을 추월했다는 보도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한나라당 내 당원 지지도에선 자신이 이 전 시장보다 크게 앞서고 있다고 판단하는 상황에서 "굳이 집안싸움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는데 국민들까지 집안으로 끌어들여 이 전 시장과 한판 승부를 벌일 이유가 없다."는 계산이 박 전 대표가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을 반대하는 속내라고 정치권은 분석하고 있다.
◆ 이명박 전 서울시장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당 원로와의 연쇄회동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박 전 대표를 경계하면서 '당심잡기' 행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 전 시장의 한 측근은 3일 "이 전 시장이 시장 퇴임 후 당 원로를 만나 인사를 드리는 것이 도리라는 지적이 많았다."며 "지난달 28일 이회창 전 총재의 자택을 직접 방문한 것도 이에 따른 행보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당 안팎에서는 이 전 시장이 김영삼 전 대통령과 조만간 만날 계획이며 조 순 전 총재, 김수한 전 국회의장 등과의 면담도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 전 시장의 이 같은 행보는 당 대선후보 경선의 최대 경쟁자인 박 전 대표에 비해 당 장악력이 떨어진다는 평가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박 전 대표가 2년 3개월간 대표직을 수행하며 당내 영향력을 확보한 데 이어 지난 7·11 전당대회에서도 이른바 친박(親朴·친 박근혜)계의 지도부 입성을 '후방 지원'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이 전 시장 측에서도 나름의 대응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결론을 내린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결국 원로 연쇄회동은 박 전 대표와 본격적인 '집안싸움'에 나선 것으로 파악되며 향후 당 중진부터 소장파 의원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접촉, 당내 입지를 다지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아울러 대선후보 경선 방식과 관련,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며 자신의 대권 포부보다는 '한나라당에 의한 정권교체'를 앞세우고 있는 것도 오픈 프라이머리에 대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박 전 대표와의 차별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당내 호감도를 높이기 위한 '제스처'로 해석된다.
하지만 속내는 다소 달라 보인다. 오픈 프라이머리 논쟁에 대해 "당에서 결정할 문제"라며 발을 빼고 있지만 한편으로 "여당에서 오픈 프라이머리를 주도하면 야당에서도 가만히 있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만간 오픈 프라이머리를 두고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의 일전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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