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평생을 여기서 살았는데···객지에 나가 어찌 사누···."
대구 동구 지역 내 예정된 혁신도시 건설로 평생 터전을 잃을 처지에 놓은 한 농부가 상실감에 제초제를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 23일 오전 8시 40분쯤 동구 혁신도시 개발 부지 내 한 포도밭에서 A씨(68)가 숨져있는 것을 아들(36)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60여 년 살아 온 자신의 평생 터전이 반야월 혁신도시에 포함된 사실을 안 뒤부터 '여기서 평생을 살았는데 객지에 나가 어떻게 살겠나', '내 평생 농사만 짓고 살았는데···'하며 우울증세를 보여왔다는 것.
A씨는 유서 한 장 남기지 않고 자신의 포도밭에서 제초제를 들이켰다. 이곳에서 평생 농사를 업으로 살아와 '갈 곳을 잃었다'며 상실감에 힘들어 해왔다고 했다. 아내는 그 날 아침에도 남편이 포도밭 위에서 멍하니 먼 곳만 바라보는 모습을 보았다고 전했다. 밭을 일구고 포도를 따며 2남2녀를 키워냈던 농부이자 아버지가 개발에 밀려 생활 터전을 잃으면서 죽음을 선택했다. 그는 죽기 전 무슨 생각을 했을까.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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