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말에세이] NOW or NEVER

It's now or never/(중략)/Tomorrow will be too late...It's now or never/(중략)/My love won't wait. 이 글은 Elvis Presley가 부른 It's now or never라는 노랫말의 일부입니다.

창문 가득히 먼 산이 다가와 갇혀있는 아침입니다. 그 산 허리에 추억처럼 안개가 걸려있고, 안개 사이로 붉게

타다남은 가을빛이 맑게 닦아놓은 유치창에 얼룩무늬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런 늦은 가을 아침, 불현듯 이미

이승 사람이 아닌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랫말이 생각납니다.

"지금 아니면 안됩니다. 지금 이 순간을 놓쳐버리면 영원히 후회할 것입니다. 우리 사랑을 내일로 미룬다면 아마 늦어버릴 겁니다.... 지금 아니면 영원히 사랑할 수 없을 것입니다."

처음 만났을 때, 운명처럼 느껴졌던 사람에게 더 이상은 기다릴 수 없다는 간절함과 혹시나 오늘밤이 지나고 나면, 또 어떻게 상황이 변하여 이별할지도 모른다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오늘밤 당신은 굳이 내 사랑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내 사랑은 더 이상 당신을 기다리지 못할 것입니다.'라는 의미의 노래입니다.

흔히 우리는 첫눈에 반한 사랑을 운명적이라 이름짖기를 좋아하고, 우리들 삶의 굴곡도 곡예를 하듯 역산하여 운명적이라 치부하기를 좋아합니다. 누구에게나 사랑은 찾아오는 것이고, 누구나 한번쯤은 그런 운명처럼 느껴지는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운명적인 만남을 한 생을 같이하는 사랑으로 승화시키는 사람은 별반 없을 것입니다. 우리들의 삶도 마찬가지 입니다. 어떤 부모 밑에서 태어나, 어떤 가정 환경에서 자라든 그것을 운명으로 믿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운명이란 껍질을 벗어던지고 스스로의 삶을 가두었던 족쇄를 풀어던지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를 감금하고 있는 시간의 할당량은 언제나 한결 같습니다. 하루를 어떻게 나누어도 24시간 밖에는 가질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그 24시간을 몇배로 늘려 사는 사람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1/10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늘 그렇게 살아왔는데, 지금 와서 뭘 새람스럽게 야단이냐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삶은 결코 평범한 생각과 방법으로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은 진리입니다.그 리고 'NOW or NEVER'의 의미처럼 오늘 이 시간은 한번 지나면 다시는 올 수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내 삶의 최대위기가 언제였는지, 언제 올 것인지도 모른채 바둥거릴 뿐입니다. 지난 16일은 수능시험이 있었습니다.

입시는 그들에게 또다른 삶의 진로를 가늠하는 계기가 됩니다. 시험을 쳤다는 것은 이미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겸허히 수렴하고, 미래에 대하여는 진지한 설계와 냉철한 고민을 해야하는 것입니다.

어린시절 우리 어머니들은 밤마다 커다란 고무다라이(물통)를 수도 꼭지밑에 갖다두고, 토끼가 오줌을 찔기듯

수도꼭지를 틀어놓고 고단한 잠을 청했습니다. 우리들의 삶도 그런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짧은 시간들이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저축하느냐에 따라서 작은 물방울이 고무물통을 가득 채울수도 있고, 채워든 물통의 물이 빠져나갈 수도 있는 것입니다. 사소한 자만과 방심이 언제 우리들 삶의 기회를 훔쳐 달아날지 모르는 것입니다.

우리들 삶의 명품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높은 숫자에 0를 곱해도 그 숫자는 0(제로)가 될 수밖에 없듯이, 부정적인 사고에는 아무리 긍적적인 사고를 곱해도 부정적인 결과밖에 나올 수 없는 것입니다.

삶이란 긍정적인 사고로 행복이라는 이윤을 추구하기 위하여 수많은 시간을 아낌없이 투자하는 것입니다. 또한 삶이란 남들보다 지혜로운 생각으로 행복이라는 험준한 산의 정상을 향해 꿋꿋하게 올라가는 것입니다.

김환식(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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