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주박물관장 역임 사이토 다다시 교수 특강

白壽 일본 교수의 '영원한 경주사랑'

"경주의 산이여, 사람들이여, 그 조상들이 키운 신라문화의 자존심을 지니고 언제까지나 영광이 빛나도록 빌겠습니다."

1930년대에 경주박물관장을 역임한 일본 고고학자 사이토 다다시(齋藤忠) 다이쇼대학 명예교수가 7일 오후 국립경주박물관에서 특강을 했다. 올해 99세인 이 노(老) 고고학자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송의정)가 신라고분 발굴 조사 100주년 기념 학술 심포지엄(8일)에 참석차 경주를 방문했다.

그는 "현재 국립경주박물관이 소장한 봉덕사 성덕대왕 신종의 소리를 녹음한 카세트 테이프를 귀중하게 지니고 있으며, 매년 12월31일 제야의 종으로 이를 듣고 있다."며 경주 사랑의 마음을 전했다. 불과 1달 전에는 조선총독부박물관 마지막 관장 아리미쓰 교이치(有光敎一)씨의 '백수기념논총집'에 '경주 신라 봉덕사종에 대하여'라는 논문을 투고하기도 했다.

그는 1928년 도쿄제국대학에 입학해 32년 졸업한 다음 1933년 교토제국대학 문학부 조수를 거쳐 이듬해 우리나라에 건너와 고고학 발굴에 투신하기 시작했다. 도쿄대에 '신라문화의 고고학적 연구'라는 제목으로 제출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34년 5월 경주박물관에 부임한 그는 "박물관 일도 하고 고분 발굴도 하면서 신라문화 연구를 계속해 왔다."면서 "그때 경주는 아직 작은 마을이라 길가는 아이들도 바로 제 얼굴을 기억해 주었고, 저를 보면 '박사'라고 말을 걸어준 것도 그리운 추억"이라고 회고했다.

그는 신라 신덕왕릉으로 알려진 경주 남산 삼릉 중 고분 1기와 관련, "1935년 도굴범이 내부에 들어갔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현장으로 급히 달려가, 내부로 들어가서는 곧바로 도면을 작성한 일이 있다."면서 "이 무덤 안 입구 근처에 일종의 동물그림이 있음을 확인했고 , 이것이 혹시 백호(白虎)의 일부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이토는 석굴암에 대해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문화유산"이라고 평가하면서, "중국의 용문석굴을 그 원류로 지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8일 신라고분 발굴조사 100년 학술심포지엄에서 일제하의 신라고분 발굴조사에 대해 발표했다.

경주·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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