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통령 귀국 맞춰 '당내 전운' 다시 고조

노무현 대통령의 귀국에 맞춰 열린우리당 진로를 놓고 빚어진 당내 갈등이 또다시 고조되고 있다.

노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10일 여당에선 2건의 시위와 모임이 벌어졌다. 대통령의 '당원편지'에 힘 얻은 친노파는 통합신당파를 비판하는 집회를 열었고 이에 맞서 지도부인 비상대책위원회는 긴급모임을 갖고 '설문조사'를 14일부터 이틀간 강행키로 전격 결정했다.

김두관 전 최고위원과 김형주·이광철·유기홍 의원 등 친노파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 마당에서 '열린우리당 정상화를 위한 제 1차 전국 당원대회'에 참석, 비대위의 즉각적인 해체와 상향식 전당대회의 준비위원회 구성을 위한 당 중앙위 소집을 촉구했다.

이들은 비대위가 설문조사를 일방적으로 추진할 경우, 오는 22일쯤 대규모 전당대회를 열어 신당파의 당 해체 작업을 사전 차단할 계획이다. 이날 당원대회는 현역의원들과 함께 당 사수를 주장하는 참여정치실천연대, 국민참여 1219, 신진보연대, 노사모측 인사 1천여명이 참석했으며 신당 반대 결의문을 발표했다.

결의문에서 이들은 "설문조사 의도는 당 해체를 시도하려는 불순한 의도"라며 "친노 직계를 자임하는 일부 인사가 '전당대회 무용론'과 '선도 탈당' 운운하는 것을 해당 행위로 간주하고 엄중히 경고하며 자숙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같은 날 저녁 2시간여 동안 비공개 간담회를 연 신당파 의원들은 친노 제 세력들이 주최한 집회를 비난하며 친노 그룹 반발과는 상관없이 통한신당을 향한 수순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우원식 수석사무부총장은 "설문조사는 기초 자료로 참고하겠다는 것일 뿐인데, 친노 인사들은 자신들의 당내 기득권 보호를 위해 정략적으로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신당파와 당 사수파의 세대결에서는 일단 신당파가 우세한 양상이다. 김근태 의장과 김한길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물론 다수 의원들이 신당파다. 염동연 의원 등 친노그룹 의원 일부도 신당파와 비슷한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변수는 노 대통령. '당원편지'를 던지고 7박 8일간의 순방을 떠났던 노 대통령이 '아세안+3 회의'가 연기돼 조기귀국, 또다른 승부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 실제 노 대통령은 자신이 정치 승부사임을 자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해 8월 대연정 제의 이후 가진 여당의원들과 청와대 만찬에서 "정치승부에 있어서는 제가 세계 최고 급입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노파 등 당 사수파의 '비대위 해체요구' 집회와 신당파의 14일부터의 설문조사 강행이 맞서는 가운데 노 대통령이 꺼낼 카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재왕·박상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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