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中企대상 받은 '진양오일씰'…자체기술 보유한 글로벌 기업

지난 26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는 대구시가 선정, 발표하는 올해의 중소기업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시상식의 가장 윗자리를 차지한 곳은 성서공단 내 자리한 '진양오일씰'이었다. 가전제품과 자동차, 이륜차 등에 사용되는 오일씰과 오링, 라바 등을 생산하는 이 업체는 개당 200원 정도인 오일씰로 세계 최고를 꿈꾸고 있다.

◆"기업인은 위기일수록 강해져요"

어릴 때 꿈이 기업인이었던 이명수 대표는 자동차부품 회사에 8년간 다니다 1991년 제3공단에 진양오일씰을 설립했다. 180평 정도의 조그마한 공장이었지만 평소 꿈의 절반은 이룬 터라 발에 불이 날 만큼 열성적으로 회사를 키워나갔다.

하지만 첫 번째 위기가 찾아왔다. 1993년쯤 갑자기 전기합선으로 공장 일부를 홀라당 태워버린 것이다. 당시 임대라 건물이며 설비를 모두 물어주어야 할 판. 이 대표는 여기저기 지인들에게 손을 내밀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포기'라는 단어는 절대 몰랐다. 이 대표는 "기업인에게 기업을 포기하는 것은 인생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히려 위기 상황이 닥치니까 더욱 정신이 맑아지고 강해지더라는 것.

한 차례 위기를 넘긴 이 대표에게 4년 뒤 두 번째 위기가 찾아왔다. IMF였다. 이 대표는 "당시 설비 기계를 들여온 직후라 충격은 더 컸다."고 회상했다. 월 매출액이 4천만 원 정도이던 당시 1억 원의 부실채권을 맞았다. 거주하고 있던 임대아파트마저 전세를 내고 사글세를 구하러 다녔다. 그 것조차 힘들어 처가 단칸방에 가족들과 몸을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당시 10여명의 직원들의 월급은 빠트리지 않았다. 이 대표는 "기업인들에겐 철칙이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직원들 월급은 제 때 꼭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과 당당히 싸워 이기고 싶다."

IMF 직후부터 진양오일씰은 매년 평균 40% 정도의 고성장을 이뤘다. 비결은 투자다. 이기동 상무는 "이익이 나면 그 대부분을 설비나 기술개발 쪽으로 돌렸다."고 설명했다. 2002년 대기업에 물품을 본격적으로 납품하면서 회사는 성장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2003년엔 임대였던 제3공단 내 공장을 접고 현재의 성서공단 내 자가 공장으로 확장 이전했다. 그러면서 자체 기술연구소도 마련했다.

2004년부터는 급팽창하는 자동차 시장에도 뛰어들어 대기업에 오일씰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이 상무는 "다른 오일씰 만드는 업체들은 외국 선진업체들과 계약이 되어 있어 자체 수출을 할 수 없는 데 반해 우리는 로컬 기업이면서 자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미국, 태국 등 5개국에 수출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업체의 미래는 장밋빛이다. 내년엔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에 물품을 납품하는 등 공급 확대를 계획하고 있는가 하면 2011년에 500억 원, 2016년엔 1천억 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이 대표는 "앞으로 세계적인 기업들과 정당하게 경쟁해 이기고 싶다."고 강한 자신감을 표했다. 그러기 위해선 내실화와 인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순수 직원 교육비만 올해 5천만 원을 투자할 만큼 인재 교육에도 신경 쓰고 있다."고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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