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칼럼] 동남권 신공항은 균형발전의 '중추'

노무현 대통령이 마침내 정부 차원의 동남권 신공항 검토 지시를 내렸다.

국토 동남권은 전 국토면적의 32.4%, 인구의 26.9%, 제조업 출하액의 40.2%, 수출액의 42.4%를 차지하는 수도권에 이은 제2의 경제권역이다. 동남권의 규모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몇몇 국가와 비교해서도 인구는 그리이스, 포르투갈, 벨기에보다 많고, 제조업 수는 인도네시아, 뉴질랜드를 앞지르며, 수출액에서는 스웨덴, 스위스, 오스트리아보다도 큰 경제규모를 가지고 있다.

산업구조 면에서도 기계, 조선, 자동차 등 중화학 공업과 섬유, 전기전자 등의 국가 중추산업이 골고루 분포해 있고, 우리나라 전통의 문화유적과 풍부한 관광자원, 각종 박람회 등 전시컨벤션 활동 추진 등으로 항공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동남권 5개 시, 도에는 현재 대구, 김해공항 등의 국제공항이 있지만 지역 규모에 걸맞는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국제적인 면모를 갖춘 허브공항이 없어 1천300만 지역민과 3만 2천여 기업(5인 이상 제조업)들은 인천공항 이용에 따른 불편과 경제적 손실이 가중되고 있다.

2005년 한해 동남권에서 인천공항을 통해 수출된 지역 항공화물 비중이 95%이고, 이에 따른 추가비용 부담이 약 2천9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간과 비용이 가장 중요한 경쟁요소가 되는 현대 경제사회에서 효율적인 항공 교통수단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동남권 신국제공항 건설은 국가적 차원에서도 현재 참여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혁신도시 건설과 지방분권을 비롯하여 각종 기관의 지방이전을 촉진시켜 수도권의 비대화를 막고 국가균형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 국가위기 관리능력 면에서도 인천공항의 비상사태 시 사회혼란 및 경제적 손실예방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지역 차원에서는 이제 국제사회의 흐름이 국가 간의 비교우위 보다는 도시간, 지역간의 경쟁임을 감안할 때 상대적으로 항공여건이 어느 수준인지에 따라 국제화 정도가 판가름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특히 대구.경북과 같이 부가가치가 높은 경, 박, 단, 소형 제품이나 부품 수출입이 많은 산업특성을 가진 지역은 앞으로 항공화물 의존도가 크게 높아질 것이며, 해외 유망 기업들을 유치하고 테크노폴리스 등 지역 핵심 프로젝트 추진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도 새로운 국제공항 건설이 시급한 실정이다.

대통령의 동남권 신국제공항 건설 검토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몇 가지 의구심을 갖게 하는 부분이 있다. 지난해 11월 고시한 '제3차 공항개발 중장기종합계획'에서는 동남권 신국제공항을 2007년 완공 예정인 김해공항의 추가 확장과 연계해 장기적인 과제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부분. 또 공항체계도 중추공항, 거점공항, 일반공항으로 단순화하여 국내에서는 중추공항으로는 인천공항 하나뿐이라는 점이다.

일본의 경우, 1강 2중의 공항개발 정책을 펴, 동경의 나리타 공항을 1강으로, 오사카 간사이 공항과 나고야 쥬부 공항을 2중으로 하여 각각 개발, 운영하고 있다. 특히 나고야의 쥬부 공항은 도요타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건설한 공항으로, 도요타 기업이 지방도시에 있으면서도 아무 불편함이 없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하였다.

우리도 지역에서 세계적인 기업을 유치하고 지원하기 위해 인천 공항을 1강으로 하고, 동남권 신국제공항을 1중으로 하는 공항개발 정책을 펴나가야 할 것이다.

이제 동남권 신국제공항 건설에 대해 건교부에서는 지금 당장의 수요부족이나 정부예산 부담 등을 앞세운 장기적 논리보다는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전향적인 방향에서 하루빨리 가시적인 추진계획을 만들어 발표해주기를 바란다.

대형공항 건설은 통상 10~15년 정도 걸린다고 볼 때 이번 정부에서 반드시 확정이 되어 차기정부에서 건설사업이 탄력을 받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동남권 지방 정부와 경제계, 지역민들도 동남권이 한국경제 나아가 세계경제의 중심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국제공항 건설에 더욱더 관심을 갖고 역량을 결집시켜 나가야겠다.

이인중(대구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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