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를 노골적으로 비하하는 내용이 지상파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방송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이 해당 프로그램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서명 운동을 벌이는 등 파문이 일고있다. 특히 논란이 가열되면서 사과 요구 뿐만 아니라 진행자의 정치적 성향에 대한 비난과 원색적인 지역 감정 대립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형편이다.
가수 신해철 씨는 자신이 진행하는 MBC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 '신해철의 고스트네이션'의 지난해 12월 17일자 방송에서 '2006 올해의 엽기 사건'을 소개했다. '남의 성기 만진 40대 입건', '30대 취객 사우나서 잠자던 손님 성기 깨물어' 등 1위에서 9위까지가 대구에서 일어났던 사건으로 채워졌으며 신 씨는 내용을 소개할 때마다 비웃는 듯한 웃음을 흘리며 진행해 네티즌들의 분노를 샀다. 이 내용은 아무런 근거없이 인터넷에 누군가가 올린 것으로 방송뒤 인터넷의 카페와 블로그 등으로 스크랩되면서 급속도로 확산됐다. 심지어 일부 인터넷 뉴스사는 누가 어떻게 선정했다는 아무런 근거도 없이 '네티즌이 선정한 2006년 황당 사건'으로 기사화하기도 했으며 댓글에는 거의 모두가 대구를 비하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네티즌들은 "이 집계는 지역 언론에 보도됐던 사건들을 추려 인터넷 유머로 떠돌던 것일 뿐"이라며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내용을 공중파에서 서슴없이 내보내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진행 중인 '대구시와 시민들의 명예 훼손에 대한 사과 요구'라는 네티즌 청원에는 3일 오전 현재 170여명이 서명에 동참한 상태. 이들은 방송사측에 사과방송을 요구하는 한편 방송위원회에 불만을 접수했다.
'바이올렛'이라는 아이디(ID)를 쓰는 네티즌은 "공식 사과하십시오. 당신이 사는 지역도 이렇게 폄하하면 기분이 어떻겠습니까? 이런 잘못된 자료로 인해 다른 지역사람들이 편향된 시각을 갖게 됩니다."라고 항의했다. ID 'dnjfdigid'의 네티즌은 "민심의 불씨는 아주 작은것에서 시작합니다. 다른 지방은 과연 유사한 일이 없었을까요. 공영방송이 그랬다면 사과함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반면 일부 네티즌들은 "웃고 넘어가면 될 것을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댓글을 보이기도 했으며 논란이 확산되면서 일부 네티즌들은 특정 지역을 일방적으로 비난하거나 지역 간 감정 대립까지 들먹이고 있는 형편이다.
한편 이 황당사건의 주요 내용은 ▷'수영장서 대변보고 도망' 인분이 둥둥 ▷짬뽕 덜 먹었는데 '배달그릇 내놔라' ▷'빨리 치료 안해준다' 병원에 된장 뿌려 ▷여장남자 나오자 주점 기물 파손 등이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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