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지를 찾아서] 성모 발현지 佛 루르드 동굴 본떠 만들어

대구 성모당은 프랑스 피레네 산맥 루르드 지방에 있는 마사비엘 동굴과 닮은 꼴이다. 마사비엘 동굴은 원죄없이 잉태되신(임마 꿀라따) 성모님이 15세 소녀 벨라뎃다에게 18번이나 발현한 성지이다. 로마경본에 기록된 특별히 강복받은 곳 가운데 하나인 루르드의 성모굴에 발현한 성모님은 특별히 기도와 보속, 회개를 강조했다.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무릎을 꿇고 땅에 입을 맞추어라"고 명하셨다.

오늘날 프랑스의 성모발현지 루르드에는 매년 약 400만명에 달하는 순례객들이 찾아온다. 수많은 순례객들 중에는 환자들도 많고 이들 중에 병이 치유되는 사례들이 보고됐는데, 1866년부터 발간되는 「루르드 연보」에 따르면 1905년까지 모두 2천여건에 달하는 기적적인 치유 사실들이 증명됐다.

대구 성모당(대구시유형문화재 제29호)은 전국적으로 확산된 성모신심의 중심으로써 대구대교구 각 본당들은 성모성월(5월)이면 성모당에서 성모의 밤을 연다. 1984년 5월 5일 선교 200주년의 대구 행사를 위하여 내한한 교황 바오로 2세가 직접 이 '루르드의 성모동굴'에서 교구 내 성직자 수도자들과 함께 성모께 기도를 바치고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성모당 동굴 윗면에 있는 '1911 EX VOTO IMMACULATAE CONCEPTIONI 1918'의 1911은 대구대교구가 설립됐으며, 1918은 안세화 주교가 교구를 위하여 청한 3가지 소원이 다 이루어진 해를 가리킨다. 'EX VOTO IMMACULATAE CONCEPTIONI'는 '원죄없이 잉태되신 성모님께 바친 서원에서'란 뜻이다.

최미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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