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회사원인 이모(43) 씨는 늘어나는 자녀 학원비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다. 월 평균 250만 원 정도인 수입의 30%인 80만 원을 초교 5학년인 딸과 고교 1학년인 아들의 학원비로 지출하기 때문. 딸은 동네 보습학원에서 과목당 10만 원을 내고 영어와 수학을 배우고 있고 아들은 국어, 영어, 과학, 사회 등 5과목의 종합반에 35만 원을 주고 있다. 여기에 겨울방학부터 아들이 논술학원에 다니기 시작해 25만 원을 더 부담해야 했다. 문제는 해마다 학원비가 늘고 있다는 점. 이 씨는 "학원에서 교재비가 올랐다며 2만~3만 원씩 더 내라고 했다."며 "끝도 없이 올라가는 사교육비를 감당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해마다 치솟는 학원 수강료에 학부모들의 허리가 휠 지경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종합반 입시학원 수강료는 2005년 같은 기간에 비해 7.6% 올랐다. 이는 1996년(17.5%)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로, 11월까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4%)의 3배가 넘는다. 같은 기간 단과반 입시학원 수강료 상승률은 4.8%로 1~11월 기준 2004년(4.9%) 이후 가장 높았다. 각종 학원비와 참고서, 학습지 등이 모두 포함돼 사교육 물가 수준을 보여주는 기타 교육물가의 상승률은 4.1%에 이르렀다.
실제로 대구 수성구의 초교 영어학원의 경우 2005년 10만~15만 원 수준에서 지난해 말 18만~20만 원 수준으로 올랐고 중학교 단과학원은 6만~8만 원에서 7만~10만 원으로 오른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대구 수성구의 한 학원 관계자는 "학원에서 자체 제작한 교재를 사용할 경우, 교재비로 얼마를 받든지 상관이 없어 교재비나 인쇄비 명목으로 1만~2만 원씩 올려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학원 수강료가 매년 뛰고 있는 데는 교육 당국의 유명무실한 행정 지도가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교육청이 '수강료조정위원회'를 통해 행정 지도액을 정하고 이를 넘기지 않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실제 수강료는 교육당국의 행정 지도금액과 큰 차이가 나기 때문. 2005년 3월 대구소비자연맹이 학원 6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행정지도액 수준으로 수강료를 받고 있는 학원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고교 단과학원의 경우 행정지도액은 주당 225분에 3만 8천 원이지만 입시학원은 주당 120분에 20만 원으로 9배를 더 받고 있었고 논술학원은 주당 60분, 15만 원으로 14배나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대부분의 학원이 희망 수강료는 행정지도액과 비슷한 수준으로 교육청에 통보한 뒤 교재비나 인쇄비 등을 추가해서 받거나 같은 과목을 '문제풀이반', '내용공부반' 등으로 나누는 등 이른바 '패키지'로 구성, 수강료를 사실상 올려받는다."고 털어놨다.
이와 관련,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원마다 학부모들이 실제 부담하는 수강료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며 "1월 중에 물가조정위원회를 열어 수강료 행정 기준 금액을 현실화하는 한편, 9월부터 실시되는 수강료 표시제와 연계해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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