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은행 38년 恨풀이…포스코 주택단지 지점 개설

대구은행이 포항에서 38년 동안 끌어온 숙제를 풀었다. 지곡동 포스코 주택단지에 지점을 개설하게 된 것.

대구은행은 포스코가 설립된 이듬해인 1969년 포항지점을 개설하고 포스코와 거래를 트기 위해 노력했으나 공기업이라는 포스코의 한계와 지방은행이라는 대구은행의 한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번번이 좌절됐다.

이들 지역대표 기업 포스코와 지역대표 금융기관 대구은행 간 첫 거래가 성사된 것은 포스코 설립 34년 만인 지난 2003년 말. 포스코가 포항 상대동지점에 계좌를 개설하면서 양측은 업무로 처음 만났다.

이것이 계기가 돼 지난해에는 포스코가 300억 원을 예치하고 대구은행은 포스코의 중소 협력업체에 대해 우대금리를 적용해 주는 등 업무제휴를 체결하는 관계로 발전했다.

하지만 대구은행은 여전히 포스코에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 포항을 뛰어넘어 전국적으로도 "알부자들이 모여 산다."는 말을 듣는, 7천여 세대 포스코 직원들이 사는 지곡동 포스코 주택단지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기 때문. 이 곳은 금융계의 양대 산맥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양분해 장악하면서 다른 금융기관들은 부러움에 찬 시선으로 지켜봐야만 했던 곳.

바로 이 곳에 대구은행이 다음달 지점을 연다. 점포명은 '포스코타운'으로 정했고 지점장 등 근무자도 이미 발령냈다. 포스코가 주택단지 내에 신설하는 그린플라자 건물에 기존 국민·우리은행 외에 대구은행 점포 입점을 허용키로 한 것이다. 대구은행으로서는 "38년 숙원을 완전히 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친 김에 대구은행은 지곡단지의 금융 판도를 역전시키겠다며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박덕상 부행장은 "지방은행이 지역민들에게 훨씬 편리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존재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