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잊혀져 버리기 시작, '비운의 축구 스타'라는 딱지가 붙은 고종수가 대전 시티즌에서 마지막 재기를 노리게 됐다. 8일 소속 팀인 전남 드래곤즈가 이적에 동의해줌으로써 고종수는 그라운드에 돌아올 수 있게 됐다.
어느 덧 29살에 접어든 고종수는 스스로 자기 재능을 갉아먹은 선수다. 20살이 되기 전 '천재 미드필더'로 주목받았던 그는 청소년 대표와 국가대표를 거쳤고 수원 삼성에서 물이 오른 플레이를 펼쳤다. 절묘한 프리킥은 '고종수 존'이라는 용어를 낳기도 했다. 그러나 치솟는 인기에 우쭐대다 연습을 게을리하고 연예인들과 어울리면서 음주를 즐기다 추락하고 말았다.
자기 재능을 갉아먹은 유형의 선수들 중 정광민도 빼놓을 수 없다. FC서울의 전신인 안양LG 시절 뛰어난 기량의 미드필더로 한때 거스 히딩크 한국대표팀 감독의 주목을 받기도 했던 정광민은 음주 문제를 일으키다 제대로 꽃을 피우지 못했다. 그는 현역병으로 입대해 축구와 인연을 끊었다가 최근 제대, 그라운드 복귀를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축구의 대부로 알려진 고 김용식 선생과 동갑내기 스타였던 김영근도 축구 재능을 갉아먹었다. 김용식이 철저한 금주·금욕주의자였던 반면 당시 축구 천재로 통했던 김영근은 술과 여자에 빠져 일찍 선수 생활을 접고 떠돌이 생활을 했다고 한다.
해외에도 그러한 유형의 선수는 적지 않다. '축구 신동'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가 선수 생활 말년에 음주와 마약에 빠져 자신의 명성에 먹칠을 한 일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선 1990년대에 아스날의 '전설'로 통한 토니 아담스가 알콜 중독으로 선수 생활의 위기를 여러 번 겪었고 음주 운전으로 구속되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에 활약했던 아스톤 빌라의 폴 머슨은 알콜 중독으로 인성교육까지 받았지만 타고난 재능을 살리지 못했다.
세계적인 스타였던 잉글랜드의 폴 개스코인도 폭음으로 인해 선수 생활의 말미를 불운하게 보냈다. 그는 음주 문제로 인해 대표팀에서 제외되고 아내에게 이혼까지 당하는 등 시련을 겪었고 음주약물치료센터에 자진해 입원까지 했으나 잡음이 끊이지 않았었다.
고종수는 8일 "몸도, 마음도 0%에서 다시 시작하겠다."는 각오를 밝히며 80kg의 몸무게를 줄여 2007 시즌에 반드시 재기,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의 재능을 많이 아꼈던 축구 팬들도 그가 이대로 사라지길 원치는 않을 것이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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