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재래시장에 상품권 시대가 열리고 있다. 대형 소매점과 백화점에 밀려 경쟁력을 잃고 있는 대구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해 시장 상인들은 물론 지자체와 금융기관이 뜻을 모아 상품권 발행 및 유통에 나서기 시작한 것.
대구에서 가장 먼저 상품권을 도입한 시장들은 명덕, 성당, 관문, 영선, 대명, 남부, 봉덕신시장 등 7곳. 대구 남구청과 남구상인연합회가 발행한 남구 사랑 상품권을 지난해 5월부터 사용하고 있다. 상품권 환전을 맡고 있는 마을금고들도 3% 안팎의 환전수수료를 챙기는 다른 은행들과 달리 무료로 환전, 재래시장 살리기에 동참하고 있다.
대구 달서구 서남신시장 104개 점포도 지난해 9월부터 시장을 찾는 손님들에게 '행운'을 나눠주고 있다. 5천~1만 원 상당의 상품을 구매하는 모든 고객들에게 경품행사용 '행운권' 쿠폰을 선물한다. 고객들이 받는 행운은 서남신시장 안에서만 쓸 수 있는 2천~5천 원 상품권으로 매달 60~70명이 1인당 최고 30만 원에서 최저 1만 원까지 시장 상품권을 받아 갔다. 이곳 허동구(46) 상인회장은 "새해 첫 최고 행운은 시장 떡볶이를 사 먹은 한 손님에게 돌아갔다."며 "상품권과 행운권은 유례없는 경기 침체 속에서도 기복 없이 시장으로 손님을 끌어들이는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했다.
다음달 초부터는 서문, 칠성, 팔달 신시장 등 대구 39개 다른 재래시장에도 대구시와 대구상인연합회가 발행하는 상품권이 등장할 예정이다. '대·구·사·랑 Colorful Market Coupon'이라는 글귀가 새겨진 상품권 30만 매가 발행된다. 시는 1만 원권 10만 매와 5천 원권 20만 매 등 20억 원어치를 발행하고, 상품권 도안에 1조 원 매출을 달성한 향토 기업 정경을 그려넣어 대구 경제의 장밋빛 미래를 상징할 계획이다. 상품권 환전을 맡는 대구은행 역시 수수료를 전혀 받지 않는다.
그러나 대구 재래시장 상품권의 경우 다른 상품권과 차별화 되지않아 시장 상인들과 고객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상품권 마케팅 전략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지난해 5월 남구청이 발행한 15억 원어치의 상품권 가운데 현재까지 남구 7개 시장에 유통된 상품권은 10% 선인 1억5천만 원대에 그치고 있다. 시장 상인들은 "고객들이 마을금고를 찾아 상품권을 구입할 인센티브가 전혀 없기 때문"이라며 "5% 안팎의 할인율을 적용하는 다른 상품권과 경쟁력이 떨어져 800개 전체 점포 가운데 상품권 가맹점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 전체 재래시장 133곳 가운데 다음달 대구시가 발행하는 상품권을 도입하는 시장이 39곳에 그친 것도 이 같은 이유가 가장 큰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대구 재래시장 상인 회장들은 "상품권을 도입한 전국 25개 지자체 사례를 철저하게 분석한 뒤 상품권 마케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전략을 치밀하게 짜야 한다."며 "상품권을 살 때마다 쿠폰을 주거나 다른 상품권들보다 할인율을 높인 성공 사례들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대구시 관계자는 "가맹점을 늘리고 상품권 마케팅 전략을 개발하려는 상인들의 의지가 절대적"이라며 "이번 상품권 발행이 지역 재래시장을 다시 살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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