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국은 쫓아오고, 일본엔 밀리고…

한국을 먹여 살리는 것은 누가 뭐래도 수출이다. 특히 우리 수출은 內需(내수) 부진 속에서도 고유가와 환율 급락 등 온갖 악재를 뚫고 지난해 3천억 달러를 돌파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 수출 대기업들의 경쟁력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의 추격과 일본 기업의 復活(부활)로 수출에도 赤信號(적신호)가 켜졌다.

한국무역협회의 '수출산업 실태 조사' 결과, 중국보다 수출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응답한 업체가 10개 중 4개꼴로 나타났다. 10개 중 6개 업체는 최대 수출 경쟁국으로 중국을 꼽았다. 경쟁력이 가장 약화된 부문은 價格(가격)이었고, 이로 인해 수출 채산성이 계속 악화되는 상황으로 조사됐다. 중국의 추격은 예견한 것이나 그 속도가 예상을 뛰어넘는다는 것이 문제다. 경공업 분야만이 아니라 중화학공업과 첨단산업에서도 턱밑까지 추격해 우리와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3.4년에 불과하다는 추산은 放心(방심)이 금물임을 일깨운다.

중국의 추격만이 아니라 일본기업의 부활도 우리를 긴장시킨다. 일본 소니와 스웨덴 에릭슨의 합작회사로 세계 4위 휴대전화 업체인 소니에릭슨이 지난해 4분기 매출에서 3위 업체인 삼성전자를 추월했다는 소식이다. 더욱이 소니에릭슨은 삼성이 주력하고 있는 高價(고가) 휴대전화 시장에서 이런 실적을 올려 우리의 전략 수출 품목조차 세계시장에서 밀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우리는 기술과 품질 경쟁에선 선진국에 밀리고, 가격 경쟁에선 중국 등 후발개도국에 밀리는 '넛 크래커(Nut Cracker)' 신세가 되면서 외환위기를 맞았다. 우리 수출 기업들의 경쟁력이 크게 개선됐다고는 하나 작은 懶怠(나태)로도 淘汰(도태)되는 게 시장이다. 다시 신발끈을 조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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