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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천行 전세기 골프관광객 넘쳐…짐 무거워 못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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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중국으로 1인당 95만 원짜리 '골프 관광'을 다녀온 회사원 A씨(40)는 기분만 잡쳤다. 중국 심천으로 오후 8시 떠나야 할 전세기가 중량 초과로 골프백을 다시 내리는가 하면 연료 소비를 줄이기 위해 활주로를 바꿔 이륙하느라 출발 시각이 2시간 가까이 늦어진 것. A씨는 "여행사에서 항공기 정원보다 초과 예약을 받아 출발 전날 수십 명이나 여행이 취소되고 공항에서 돌아간 사람까지 있었다."고 했다.

대구·경북이 심각한 불황에 빠져 있지만 외국으로 떠나는 '골프 관광객'은 넘친다.

대구에서는 유일하게 대구~심천 전세기를 주4회 운항하는 C여행사에 따르면 다음달 9일까지 예약이 이미 완료됐는데 여행사 측은 "대부분이 골프 관광객들"이라고 말했다. 심천 직항 전세기 티켓을 구하지 못하면 홍콩으로 간 뒤 기차를 이용, 심천으로 가는 여행객도 몰리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주3회 운항하는 대구∼홍콩 전세기는 다음달 초까지 예약이 끝났다."며 "현지에서는 관광가이드가 모자랄 정도로 인기"라고 귀띔했다.

그러나 골프 관광객이 몰리면서 항공기 이착륙 지연 등 서비스 소홀과 안전문제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대구지사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7일까지 대구발 심천행 항공기 10대 중 5대가 1시간 이상 이륙이 지연됐다. 이는 160명 정원인 전세기에 승객들이 만원을 이룬데다 무거운 골프용품까지 실어 항공기 허용 중량을 넘긴 때문.

뿐만 아니라 현지에 도착해서도 넘쳐나는 한국인 골프 관광객 때문에 '제대로 골프채 한 번 못 잡았다.'는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지난주 중국 심천으로 골프 관광을 나섰던 B씨는 "거의 매일 한국인 수백 명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느라 3번의 라운딩 일정 모두 18홀을 돌지 못했다."면서 "기다리기만 하다 돌아와 짜증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항공기는 기후 여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항공기 균형(Weight Balance)까지 고려해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며 "전세기 관광객이 너무 많아 허용 중량을 초과하는 경우가 잇따르지만 여행을 취소시킬 수 없어 짐을 다시 내리고 싣느라 이륙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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