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시즌이 개막된 가운데 대기업들에게 이미 '무서운 힘'이 된 소액주주들의 위력 과시가 대구·경북 상장기업들에서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수적 경영'으로 이름난 대구·경북지역 기업 상당수가 기업문화의 일대 변화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진단하고 있다.
대구지역 대표적 상장기업인 조일알미늄은 최근 소액주주들이 '주주제안권'을 행사, 소액주주들이 내세운 감사를 선임하겠다는 뜻을 직접 통보해와 다음달 주주총회 안건에 포함시켰다고 30일 밝혔다.
조일알미늄은 이재섭 대표 등 기업 오너와 관련된 특수관계인 지분이 전체 주식의 71%에 이를 만큼 오너 측 지분비율이 높지만, 이번 주총에서는 29%에 이르는 '분산지분'과의 '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회사 측은 일단 소액주주들의 감사 선임 시도에 대해 "상당히 곤혹스럽고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해 처음 이런 일을 겪는데 소액주주들의 행태를 좋게 보기는 힘들지 않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이와 관련,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신용진 차장은 "현행 관련 법률에 따라 집중투표제가 시행되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주주총회에서 가령 3명의 이사를 뽑는다면 한주를 가진 주주는 3표까지 행사가 가능, 특정 이사에게 표를 몰아줄 수 있다."며 "결국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이 결집,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있다."고 말했다.
최근 전국소액주주연합회는 이달 부산의 상장기업인 성창기업 소액주주모임을 결성, 성창기업의 회사가치 회복 운동에 나선 바 있으며, 연합회는 이에 앞서 지난달엔 이 회사 주주총회에서 회사 측이 내세운 감사 선임을 반대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증권업계에서는 소액주주들의 왕성한 활동이 당장 기업에 부담이 되고, 기업을 일궈온 오너기업인들에게는 허탈감을 안겨줄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기업의 가치 증대에 큰 약이 될 것이란 평가를 내리고 있다.
대구지역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조일알미늄의 경우, 대구경북 대표적 제조업체로 주당순자산가치(Book-value Per Stock)가 1만9천372원에 이르지만, 실제 주가는 1만250원 정도(29일 기준)에 머물러 소액주주들에게 실망을 주는 측면이 적지 않다."며 "소액주주들의 활동이 왕성해지면 기업가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고 실제 최근 부산의 성창기업은 주가가 급등했다."고 했다.
한편 장하성 펀드(6.5% 지분율)가 들어온 화성산업 역시 오너와 관련된 특수관계인 지분이 높은 회사지만, 장하성 펀드 측과 협의한 인사를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로 선임키로 하는 등 '폐쇄적'이란 비판을 받아온 대구경북지역 기업들에게 조금씩 변화가 일어난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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