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e세상] 가까운 디지로그 미래상

한국과 미국에 떨어져 사는 A군과 B양. 연인 사이인 이들은 서로에 대한 그리움을 작은 로봇으로 달랜다. 예쁜 강아지 모양을 한 이 로봇에 말을 걸면 연인의 목소리가 대답을 한다. 2009년쯤 이같은 로봇이 등장할 것 같다. 정보통신부는 2009년까지 총 38억 원을 투자해 '양방향 씬클라이언트형 네트워크 로봇'을 개발하기로 했다. 인간이나 동물, 곤충 등의 캐릭터 모양을 한 소형로봇들은 네트워크와 연결돼 있어 두 사람의 음성을 전달해준다. 또한 촉각 센서를 갖추고 있어 서로의 행동과 감정을 대신 표현해준다.

2011년 쯤 한국에서는 도로에 장애물이 있거나 보행자가 갑자기 나타날 경우 스스로 멈추는 차, 지하주차장에서 도둑을 24시간 감시하고 도주로를 차단하는 경비로봇이 등장할 전망이다. 산업자원부는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자동차·로봇·의료 등 27개 분야의 중장기 기술개발 과제를 선정, 5~7년간 개발을 지원키로 했다.

휴대폰과 결합된 '입는 컴퓨터'(Wearable)의 경우 올해 중 상용화된다. 입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건강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옷도 나왔다. 대구시와 정보통신부가 공동으로 개발해 노인들을 대상으로 시험 서비스 중인 'u-헬스웨어'를 보면, 이 옷을 입은 사람들의 심박, 호흡, 운동가속도에 대한 신체정보가 관리 센터로 실시간 전송된다.

'2006 차세대 컴퓨팅 산업 전시회'에서는 수 년 안에 상용화할 차세대 컴퓨팅 기술들이 선보여 이목을 끌었다. 이 전시회에서는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릴 수 있도록 고안된 '근력증폭재킷'이 소개됐다. 건물 붕괴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생존자를 구출하는 데 활용될 것이라고 한다.

상대방의 손만 잡아도 음악이나 파일 등을 공유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도 이미 개발돼 상용화를 기다리고 있다.

정보 검색에서도 월드와이드웹(www)에 이어 인간 상식에 기반해 정보를 검색하는 월드와이드 데이터베이스(wwd) 개발작업이 한창이다. wwd는 인터넷상에 존재하는 수십억 개의 데이터와 관련 사이트들을 인공지능을 사용해 검색하도록 하는 차세대 검색방식이다. '11살 자녀 한명을 둔 주부인데 3천 달러 예산 범위 내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려 한다.'는 내용의 긴 문장을 제시하면 wwd에서는 여행상품 패키지를 골라 보여준다고 한다.

김해용기자

디지로그

디지털(digital)과 아날로그(analog)의 합성어로,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만든 신조어다. 그는 동명의 저서를 통해, 초기 정보화 사회가 일으킨 IT 거품과 부작용을 개선하면서 후기정보사회로 가는 희망의 키워드로서 디지로그를 제시했다. 정감있고 온기있는 디지털 문화를 이룰 때 한국은 후기정보화사회의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다고 그는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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