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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군청 '억척 아줌마공무원' 허찬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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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대 높은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목소리만 듣고도 단번에 누구인지 알아채는 기초자치단체 여성 공무원이 있다. 주인공은 대가야의 고도, 고령과 사랑에 빠진 고령군청 기획감사실 허찬수(47·여) 혁신분권담당.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성적으로 일하다보니 행정자치부를 비롯한 중앙부처 공무원들도 "고령 허찬수입니다"라는 목소리를 단번에 알아차리고 성의껏 일을 처리해줄 정도란다.

동료들은 그를 "이 시대에 보기 드문 억척 공무원"이라 부른다. 행정자치부의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공모에서 '대가야 가얏고 마을'로 전국 최우수 시군 선정, 각종 국책사업 선정 및 평가에서 고령군이 좋은 성적을 거둔 사업 등이 그의 손을 거쳤기 때문이다.

허 담당은 1979년 공직에 발을 들인 후 26년간 줄곧 읍·면에서 근무했다. 민원을 해결하는 보람은 있었지만 여느 공무원처럼 평범했다. 그의 변신은 2005년 2월 인사에서 군청으로 전입하고부터. "늦은 '군 서기' 생활이 다소 생소하고 읍·면 현장 업무와는 다른 기획업무가 처음에는 무척 힘들었다."고 말했다. 업무파악을 하려면 남들보다 3배는 일해야 된다고 생각하며 노력했더니 첫 해에는 몸무게가 6㎏이나 줄었다. 일을 하다 모르면 한밤중이라도 중앙부처, 경북도청 담당자 또는 전문가에게 전화를 걸거나 찾아가 매달렸다.

그 결과 '대가야 르네상스 고령만들기' 신활력 사업계획서를 수립해 2005년 3억 원, 2006년 6억 원의 재정 인센티브를 받았다. 특히 지난 해 행자부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공모에서 전국 126개 지자체와 경합을 벌여 '대가야 가얏고 마을'로 전국 최우수 명품마을에 선정되게 했다. 이태근 군수가 행자부에서 직접 사례 발표를 하는 영예를 누렸고, 국비 20억 원과 투융자심사 면제가 덤으로 돌아왔다.

그의 업적(?) 뒷면에는 아픔도 있다. '대가야 가얏고 마을'프로젝트 완성을 위해 동료들과 2개월간 여관 합숙을 마다 않았다. "테스크포스팀을 만들었지만 방향을 잡지 못해 힘들었다. 꿈에 우륵이 가야금을 타고 나타나는 등 걱정만 되고 일 진척이 없어 동료들과 합숙하기로 했다."며 "여관에서 아침에 나오면 참 기분이 묘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 3 딸애를 제대로 챙겨주지 못할 때 가슴이 아팠다."며 "여관 합숙을 허락해 준 남편의 외조 등 가족 사랑이 남달라 일을 편하게 할 수 있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제가 잘했다기보다 동료 선·후배 공무원이 애정어린 도움과 관심으로 좋은 결과를 거두고 있다."고 겸손해했다. 그의 다음 과제는 4월7일 대가야 체험축제기간에 '살기 좋은 지역만들기 걷기 대회'를 유치하고 성공적으로 치르는 것이다.

고령군 김문구 기획감사실장은 "일을 맡기면 즐기는 것 같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해 전국 공무원 사이에 유명인사가 됐다."며 "처음 군 전입 때는 여성이라 걱정했는데 남자 직원을 능가하는 열정을 가지고 있다."고 칭찬했다.

고령·박용우기자 yw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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