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연(50·여·사진 오른쪽) 씨는 매일신문과 마카오항공, 고나우여행사가 마련한 '매일신문 독자체험! 마카오 올빼미 테마여행 이벤트'에 선발돼 딸과 함께 마카오로 1박 3일 여행을 다녀오고 여행기를 보내왔다.
온화한 기후와 산뜻하게 부는 바람이 우리를 반긴다. 호텔방에 들어서니 제일 먼저 우리나라 컵라면을 서비스로 주는 게 아닌가. 기분이 우쭐했다. 여장을 풀고 우리는 지도 한 장 들고 누구나 먼저 들린다는 세나도 광장을 찾아 나선다.
가는 도중 이국적인 경치에 취해 눈을 뗄 수가 없다. 세나도 광장의 바닥은 수많은 돌조각을 쪼개 붙여 물결모양을 만들었다. 동양인과 서양인들의 젊음이 넘쳐흐른다. 유럽 건물과 중국특유의 오색등이 춤을 추고 있다.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사진을 찍기 위해 아가씨에게 부탁을 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그나마 좋은 사진 하나 찍었다.
사람들의 물결에 휩쓸려 밀려가니 멀리 성바울성당이 눈앞에 보인다. 성당 앞부분만 간신이 남았지만 남은 돌 하나하나를 보물처럼 간직하는 것에 감명받았다.
날씨는 20도에 가깝다. 반팔차림의 사람들이 많다. 덥기도 하고 다리도 아파 택시를 타고 까모에스공원을 가기로 했다. 택시기사는 웃으면서 얼마 되지 않은 거리라고 하면서 성바울성당 북쪽을 가리키면서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 길가에는 우리나라 승용차가 눈에 띄어 열심히 일하는 아빠와 동생 생각이 난다며 같이 여행하지 못한 것을 딸은 몹시 아쉬워한다.
공원은 정말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세나도광장, 성바울성당, 마카오박물관, 몬테요새, 까모에스공원은 떨어져 있지 않아 답사하기에는 편하다는 생각이 든다. 공원입구에는 젊은이들이 사랑의 점을 보고 있다. 말만 통하면 나도 한번 보고 싶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분수대 앞 꽃을 감상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에는 봄에만 볼 수 있는 꽃들이 만개해 발길을 잡는다. 하늘을 찌를 듯 높게 자란가지, 몇 아름이나 되는지는 알 수 없는, 내가 태어나서 처음 보는 나무에 입이 벌어지고 만다. 그늘 아래 의자에 앉아 나뭇잎을 주워 친구의 모자에 살짝 얹어 농담하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미소를 머금는다.
김대건 신부의 동상이 눈에 들어온다. 마카오와 홍콩 교민들이 김 신부를 기리기 위해 세웠다는 동상은 주택가와 놀이터 주변의 잔디밭에서 갓을 쓰고 인자한 모습으로 한없이 맑고 고운 아이들과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하루의 피곤함을 풀기에는 이 정원이 그만이다.
마카오는 낭만을 즐기기에 손색없는 매력적인 곳이다. 비록 좁고 낡은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구애받지 않고 묵묵히 여유를 갖고 행복해 하는 모습, 오래된 것을 부수기보다는 간직하고 지키려는 정신, 양보와 여유를 가진 사람들.... 마카오에서의 많은 경험들이 딸에게 무한한 꿈을 이룰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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